3월 26일, 안중근과 천안함
3월 26일, 안중근과 천안함
  • 승인 2014.03.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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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도
경북지방경찰청
보안과
화를 내는 게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백 년 전 안중근(安重根, 1879~1910)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그는 화가 많이 나 있었을 것이다. 그런 화를 ‘의분’이라 부른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동북아시아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대한의군 참모중장 자격으로 사살한 뒤 1910년 2월 14일 일본 재판정에서 사형이 선고되었고, 같은 해 3월 26일 오늘,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개인이 아닌 ‘군인’ 자격으로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하고, 동양평화를 교란한 이토를 총살하였으므로 전쟁포로로 처리해 달라는 그의 정연하고 당당한 자세에 일본인 검찰관이나 형무소 헌병도 그를 존경하였다고 한다. 안 의사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뤼순감옥에서 사형 집행을 앞두고, 일본 교도관의 부탁으로 쓴 유묵 경천(敬天, 하늘의 이치에 따라 국가와 국민이 본분에 맞게 도리를 지키고 양심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이 최근 경매에 출품되기도 하였다.

안 의사 어머니의 옥중서한을 보면,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깨끗이 죽어서 명문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하라”고 쓰였으며, 수의 한 벌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 또한 의연하고 대단하신 분이 아닐 수 없다.

3월 26일은 천안함 피격일 이기도 하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던 46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오늘로 꼭 4년이 된다.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내던진 희생 영웅들에게 추모의 마음을 보낸다.

안중근 의사와 천안함 용사의 순국을 통해 진정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안보 상황이다. 평소 잊고 지내다시피 했던 안보 문제는 일상사이자 엄중한 현실로 다가온다. 평소 공기의 존재에 무관심하듯, 우리의 모든 생활이 안보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 역사의 중요한 오늘, 튼튼한 국가안보를 위하여 홍익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홍익은 나만 잘 먹고 잘 살자가 아닌,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고, 습관적으로 해온 생각, 일하는 방식의 틀을 벗어날 수 있게 하여 안보불감증을 일깨워 준다.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보안 경찰로서 안중근 의사와 천안함 전사자들의 의분을 달래고, 오늘의 의미와 정신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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