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고 있는가
왜 날고 있는가
  • 승인 2014.04.0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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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 아니라 멋지게 나는 것이었다.”

리차드 버크의 아름다운 성장소설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작품의 핵심을 집고 있는 이 키 센텐스(key sentence)는 지금도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자 답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갈매기 죠나단(Jonathan)은 그야말로 구도자의 험한 길을 걷습니다.

죠나단도 여느 갈매기들과 다름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닷가 바위 위에서 모두가 한 방향으로 앉아있는 다른 수많은 새들을 보고 의문을 품게 됩니다.

‘아, 가슴으로 바람을 재고 있구나. 바람을 이용해 날아오르려 하는 것이겠지.’

또한 죠나단은 이 모든 갈매기들이 애써 날아오르는 것은 오직 먹이 때문 만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날개를 가졌건만 그저 먹이만을 찾아서 이곳저곳 떠돌아다는 것이 우리가 날아오르는 목적의 전부란 말인가?’

이후 죠나단은 좀 더 새롭게 날아보기로 합니다. 보다 빨리 보다 높이 그리고 우아하게 날개로 할 수 있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러다가 맞바람에 날개가 찢어지기도 하고 더 높이 오르려 하다가 숨이 멈추는 듯한 고통도 여러 번 당합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그 어떠한 갈매기도 하지 못했던 수직 급강하와 초고속 비상(飛翔)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러한 비행을 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죠나단은 멈추지 않고 자기 탐구를 계속 추구해나갑니다.

이에 갈매기 세상도 인간 세상과 다를 바가 없는지 자신보다 더 나은 갈매기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죠나단의 이러한 행동은 어처구니없게도 갈매기족들에 의해 이단(異端)으로 몰려 추방당하고 맙니다.

“삶의 의미와 더 차원 높은 목적을 추구하고 따르는 자보다 더 책임 있는 자가 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우리는 수천 년 동안 물고기 대가리나 찾아다녔습니다. 이제 우리는 참된 삶의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저에게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죠나난의 이러한 절규는 바로 우리 삶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였습니다. 그러나 기존 관습의 안이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그의 절규는 지금까지 갈매기족의 체제와 권위 그리고 전통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죠나단의 도전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그를 이해하고 따르는 무리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먹이만이 아닌 삶 그 자체로서 진정한 비상은 왜 중요하며 이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확신을 얻게 됩니다.

갈매기가 우아하게 그리고 높이 비상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들 자유를 억압하고 소외시키는 모든 것을 물리치기 위한 것이며, 정확한 비행을 하는 것은 참된 존재에 대한 본질적 표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너의 전신은 날개 끝에서 날개 끝까지다. 네가 알아 볼 수 있는 형상은 그 자체 이외엔 아무 것도 아니다. 생각의 고리를 끊어버려라 육체의 고리 또한 끊어라.”

이 작품은 안팎의 여러 억압과 걸림돌을 이겨내고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본질적 삶을 추구할 때에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성장문학의 상징이 된 ‘갈매기의 꿈’은 히피족, 청바지, 반전 등의 6-70년대에 청년기를 보낸 지은이가 당시 대학을 중퇴하고 공군에 입대, 조종사가 되면서 참된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는 작품입니다.

“완전함이란 한계가 없는 것이다. 아들아, 완전한 속도란 생각하는 순간 이미 그곳에 가 있는 것이다.”

참된 삶이란 바로 자기 존재 이유에 대해 충실히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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