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트라우마 관리 중요하다
실종자 가족 트라우마 관리 중요하다
  • 승인 2014.04.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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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 8일을 넘기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건강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종된 자녀나 가족의 구조를 기다리는 극도의 흥분과 긴장상태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몸과 마음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자 가족 대부분이 불면증에다 우울증과 탈진이 겹치는 일종의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 생환한 단원고 학생들도 치료가 시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받은 그 엄청난 충격을 감안하면 트라우마가 남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처음에는 자녀가 살아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중에는 가족의 시신이라고 찾겠다는 마음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계속 울거나 잠을 자지 못하고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인양된 자녀나 가족의 시신 앞에 실신하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몸이 떨리고 말문이 막힌 부모도 적지 않다. 시신이라도 찾기를 고대하는 가족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이다. 피해자 가족 중에는 벌써부터 이상 증세로 수면제나 항불안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있는 경우도 많다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 애가 저 배 안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부모로서 해줄 게 없다’는 무기력감에서 정부 등에 대한 극도의 분노가 표출될 수가 있다고 한다. 이 분노심이 본인을 향하게 되면 피해자 가족들은 더욱 괴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자기 믿음이 사라지고 자신에 대한 절망과 비난, 분노로 가득 차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심리적 안정을 잃어 극단적인 스트레스와 심적인 변화가 순식간에 발생하며 이를 방치할 경우 우울증 등에 이르게 된다 한다.

이러한 ‘맨탈 붕괴’는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구조된 학생들도 모두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공포가 적지 않을 것이다. 다른 친구의 구조를 위해 내가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나 무력감에서 심한 정신적 부담과 트라우마가 발생할 수가 있다. 어제부터 단원고에서는 학교 수업이 시작됐지만 학생들의 심리 치료가 선행되지 않으면 수업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은 제1, 2차 세계대전이나 대형 재난재해 등을 겪는 과정에서 당사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치료와 대응 체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일본도 2011년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등 3개 현에 있는 피해자 집을 찾아 주민들의 우울증, 만성 불안증, 갑갑증, 알코올 의존증 등을 치료한 적이 있다. 우리도 피해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병이 심화되기 전에 적절한 대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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