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은혜, 넓은 하늘도 다 함이 없도다
어버이 은혜, 넓은 하늘도 다 함이 없도다
  • 승인 2014.05.0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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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학교장
내일이면 ‘어버이날’이 32년이 되는 해이다. 1973년에 ‘어머니날’을 ‘어버이날’로 바꾼 것이다. 물론 어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낳으시고 길러주신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키우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 ‘어버이날’이다. 범국민적 효사상 앙양과 전통 가족제도의 계승발전은 물론 효행자, 전통 모범가정, 장한 어버이를 발굴해 포상하고 격려할 목적이었다.

원래 1956년 5월 8일부터는 ‘어머니날’이었다. 그 당시 초등학교에서는 1910년경 미국의 한 여성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하여 교회에서 흰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준 일에서 비롯되었다고 배웠다.

그 후부터 미국에서는 5월 둘째 주 일요일에는 어머니가 살아계신 사람은 빨간 카네이션을, 어머니가 돌아가신 사람은 가슴에 흰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여러 가지 행사를 하며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선물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경에도 ‘아버님 날 낳으시고(父兮生我)/어머님 날 기르시니(母兮鞠我)/아아, 슬프고 애닯습니다 부모시여(哀哀父母)/나를 낳으시는데 수고하셨습니다.(生我?勞)/그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欲報深恩)/넓은 하늘도 다함이 없습니다,(昊天罔極)’하였다.

공자도 효자가 부모를 섬김에 있어서 ‘함께 생활하면서는 공경하고, 살아가면서는 즐겁게 해 드리고, 편찮으시면 같이 근심 걱정하고, 돌아가시면 슬퍼하고, 제사를 모실 때는 엄숙해야 한다.’고 하였다.

강태공도 ‘내가 부모님께 효도해야 자식도 효도하고, 내가 부모님께 효도하지 않으면 자식도 효도하지 않는다. 효행하는 집안은 효자가 태어난다.’고 하였다.

세종대왕도 한글 창제의 목적이 효사상 앙양에 있었다고 한다.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을 한글로 번역하도록 한 일은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함이었다. 설순이 엮은 삼강행실도는 후대에 한글로 번역되어 널리 백성들에게 읽히게 되었다고 한다. 효도란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있다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천자문에도 ‘부모를 섬김은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한다.(孝當竭力)’는 말이 나온다. 명심보감에도 손순(遜順)은 부모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 자식을 산에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는데 땅에서 돌종이 나와서 자식의 목숨을 건지게 된다. 상덕(尙德)은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 부모를 봉양하였을 뿐 아니라 어머니가 다리에 종기가 생겼을 때 입으로 빨아서 낫게 하여 임금님이 그 집에 정문과 비석을 세우게 하여 이 일을 기록토록 하여 본보기로 삼았다.

또 도씨(都氏)는 이조 철종 때 사람으로 호랑이의 도움으로 백 여리나 떨어진 밤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 5월에 감 홍시를 구하여 병든 부모님을 기쁘게 한 이야기이다. 옛날의 시대적 배경에서 상황을 설정한 이야기이지만 현대적 방법으로 옮긴다면 훌륭한 효행 자료가 되리라.

어릴 때 서당에서 동네 학동들이 명심보감을 배울 때 ‘때가 이르면 풍송(風送)을 만나 왕발이 등왕각(藤王閣)에 가서 시를 지어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운이 없으면 천복비(薦福碑)에는 벼락이 떨어져 비석문이 깨뜨려져서 천신만고로 얻은 기회가 수포로 돌아간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때 풀이 이전에 ‘바람 풍(風)’자가 나오면 어김없이 훈장인 아버지는 ‘나는 바담 풍(風)해도 너는 바람 풍(風)해라.’는 옛날 고사를 들려주었다.

옛날 어느 서당에서 훈장이 ‘바람 풍(風)자를 가르치는데 혀가 짧아서 ’바담 풍‘으로 발음하니 학생들도 ’바담 풍‘으로 외운대서 나온 속담이란다. 자신은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남보고는 잘하라고 요구하는 말의 의미를 담고 있단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20여 일이 지나도록 온 나라가 어수선하고 어질어질하다. 어른들이 ‘잘못했다.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리고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하고 있다. ‘혼자만 살아 미안하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는 교육자 유서의 내용이 담긴 언론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울적하다. 넓은 하늘로도 다 갚을 수 없는 은혜를 가진 어버이 분들이시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람 풍하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우리 사회에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울러 초·중·고 교육과정 총론엔 분명히 ‘기본생활습관형성과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라는 말이 또한 있음도 알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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