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마비에 사망까지… 쓰러지는 잠수사들
탈진·마비에 사망까지… 쓰러지는 잠수사들
  • 승인 2014.05.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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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민간 잠수사 이모(53)씨가 사망하는 참변이 벌어졌다. 현장에서 줄기차게 들려오던 잠수사들의 피로누적과 잇달은 사고에도 별다른 대책없이 방치하더니 그예 심각한 사태까지 초래한 것이다. 사고가 터지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잠수사들의 수색작업 현장에 의사를 보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나 너무나 늦은 대표적 뒷북행정이다.

사망한 이 씨는 부자 2대에 걸친 잠수사업가로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에서 일하다 옮겨 온 베태랑이다. 이씨는 작업 당시 동료 잠수사 없이 24~25m 수심까지 단독 입수한 상태였고, 구조팀은 22m 부근에서 마스크가 벗겨진 이씨를 발견했다. 사인은 머리에 공기가 차는 기뇌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침몰 구조·수색 작업에 투입됐다가 부상과 잠수병 등으로 치료를 받은 잠수사는 이날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총 18명으로 늘었다.

잠수사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전남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도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잠수사들의 건강을 염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은 전남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었다. 4일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을 2차 방문했을 때 실종가 가족들은 대통령도 장관도 아닌 해군사령관의 손을 잡고 잠수사들의 건강을 챙겨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그들은 말한다. “지금 정책이고 장관이고 필요없고 잠수사, 오로지 잠수사 분들 밖에 없다”

수색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매일 매일 거센 조류와 열악한 구조 환경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잠수사들이 부상과 탈진으로 계속 쓰러지고 있지만 이들은 우유나 빵 라면 등으로 떼우는 끼니를 형편이다. 그러면서도 잠시나마 편히 쉴 곳이 없어 담요 한 장을 두르고 갑판에 누워 있다. 그런 그들에게 국가가 수령하는 일당은 고작 4만5천원이라는 보도이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에도 터무니없는 처우지만 인명구조라는 거룩한 사명감으로 차가운 물속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총리와 장관이 현지에 상주하다시피 했으나 이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지난 2일과 4일 해상 바지선 위에 이색 밥상이 차려졌다. 돼지고기 수육과 따뜻한 밥. 실종자 가족들이 “우리만 먹을 게 아니라 고생하는 구조요원을 격려하자”며 잠수사들을 찾은 것이다. 사고대책본부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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