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집단 트라우마 심각하다
세월호 집단 트라우마 심각하다
  • 승인 2014.05.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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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잇달아 자살을 시도하고 우울증을 앓던 자원봉사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2차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보이는 세월호 참사 유족도 늘어나고 있다 한다. 유족 3명 중 1명이 자살 징후가 높거나 PSTD, 우울증 등 심적 고통이 만성화될 가능성이 큰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진단됐다는 보도이다. 희생자의 주검만큼이나 아프게 다가오는 유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다.

세월호 구조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우려됐던 참사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안산 합동분향소와 진도 팽목항 등에서 자원봉사를 해오던 배 모 씨는 9일 자택에서 목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같은 날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인 김 모 씨가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고 자살을 기도한 일이 발생했다. 또 참사로 아들을 잃은 서 모 씨는 합동분향소 유족 대기실 뒤편에서 목을 매어 목숨을 끊으려 했다. 다행히 두 경우 모두 일찍 발견돼 목숨은 구했지만 충격적인 일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은 일종의 정신질환인 집단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 처음에는 국민들이 놀라움과 안타까움으로 사고 소식에 접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안 되는 사고의 원인과 무책임과 무능력 일색의 구조 과정, 썩을 대로 썩은 해양업계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놀라움은 분노와 괴로움으로 변해 갔다. 드디어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적 부조리에서 발생했다는 심한 자책감과 괴로움과 절망이 엄습하면서 국민 모두가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반 국민의 심리상태가 이런데 어린 자식의 주검을 접했거나 그 시신마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부모들의 심정은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특히 근 한 달 가까이나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먹을 것도 옳게 먹지 못하고 잠마저 쪽잠을 자며 자식의 시신이나마 구조되기를 기다리는 유족들이 있다. 그들의 심신이 이미 지칠 만큼 지쳐있고 마음의 병이 깊을 대로 깊어졌다. 전문가에 의하면 이들은 반드시 상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면담을 통한 심리 상담과 치료를 거부하는 유족도 많다 한다. 친인척이나 지인들이 지친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이나 생존자들이 마음을 열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더 큰 병이 된다 한다. 국민들도 이럴 때일수록 피해자나 유족의 마음을 이해하고 슬픔을 공유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희생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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