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련을 딛고 일상을 되찾아야
세월호 시련을 딛고 일상을 되찾아야
  • 승인 2014.05.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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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을 넘기면서 이제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엄청난 비극을 맞아 국민은 지난 한 달여 동안 충격과 놀라움, 슬픔과 애도 속에서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애도와 위로 분위기에서 민간소비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 6·4 지방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우리 국민이 슬픔 속에서도 서민경제를 살리고 국가대사를 옳게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사고 원인을 목격한 국민이 슬퍼하고 분노하고 절망에 빠진 것은 무리가 아니다. 세월호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안전의식 불감증, 직업윤리의 실종, 공무원들의 대처능력 부재, 여객선 실소유주의 탐욕과 책임의식 부재 등이 국민을 절망을 넘어서 우울과 무기력증에 빠지게 했다. 지금 나라와 국민 전체가 마치 집단 트라우마에 빠진 것처럼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제가 더욱 어렵게 돼 가고 있다.

세월호 사고 후 민간소비가 곤두박질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률이 사고 직전에 대비해 7%나 줄었고 놀이공원 입장객은 30%나 감소했다. 여행 및 관광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홈쇼핑, 아웃도어, 피자 전문집, 패밀리레스토랑 등의 매출이 사고 후 10% 이상 급감했다. 유통업계 매상도 IMF 수준이다. 정부가 추진하던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이나 규제개혁도 좌초될 위기에 빠져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세월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외신에서도 ‘세월호 비극이 한국에 경제 붕괴를 일으키고 있다’거나 ‘한국인의 집단 의욕상실 현상이 실물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신은 ‘한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치명적 경제위기에 빠질 것’이라고도 했다. 섬뜩한 지적이다. 이번 일이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아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세월호는 가라앉았지만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슬픔을 승화시켜 일상을 되찾아야 한다.

이번 참사에서 우리가 절망감만 느낀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구명조끼를 나눠주는 등 살신성인한 박지영, 양대홍 등 승무원,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 등을 목격했다. 지금도 자기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전념하고 있는 잠수부, 자원봉사자, 음식물을 무료로 공급하는 식품업체 등도 있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이요 등불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제는 슬픔을 딛고 더욱 안전한 국가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것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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