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차이는 인정해야
합리적 차이는 인정해야
  • 승인 2014.05.2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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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 시인
심심할만 하면 뚱딴지같은 일부 언론에서 빈부격차를 들춰낸다. 우리 국민 상류 20%의 소득이 하류 20%의 5.7배나 된다고 호들갑이다.

이 땅에는 천지창조 이래 부자와 빈자가 나란히 살고 있다.

소득격차가 상류가 하류보다 5.7배나 된다고, 평소 평범한 것보다 튀는 것을 좋아하는 기자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기사(보도)거리가 없을 것이다.

언론이 자주 빈부격차를 노출시키는 것은, 근본적인 격차해소 모색보다 쇼킹한 기사를 통해 독자(청중)를 사로잡기 위한 일종의 상술로 보인다.

빈부격차를 즐겨 보도하는 기자는 하류 20%범위에 속하는 계층은 아닐 것이다.

상·하 격차에 심각함을 느꼈다면, 하류계층을 돕기 위해 이웃돕기 성금부터 상당액 내고 빈부격차 보도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아무런 해결책이나 대안도 제시 않고, 상·하 소득격차를 까발리는 것은, 계층 간 갈등의 불씨만 일으켜 심하면 폭동까지도 있을 수 있는 선동적이고 비이성적인 보도자세라 할 것이다.

언론 종사자(기자)들은 평온한 사회보다 피를 흘려도 기사거리가 있는 사회를 더 좋아하는 것이 이 땅의 현실이다.

상·하 소득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류소득층에는 누진과세를 하고, 하류 소득계층엔 국가에서 보전수당을 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것도 식상한 매너리즘에 불과하다.

이 세상은 평평한 곳이 아니고, 높낮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땅이 전부 산악으로 되어도 살수 없고, 산이 전혀 없이 들만 있어도 살기 불편하다.

땅에 높낮이가 있어 산도 있고 들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편 없이 살 수 있다. 산에는 푸나무가 자라고 있어 새와 짐승들이 깃들고, 땅의 젖줄인 강도 산에서 시작된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사람의 손가락도 다섯 개 길이가 다 다르다. 길이가 똑 같지 않은 게 정상이다.

사람의 손가락 다섯 개의 길이가 똑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구제불능의 불구자다. 손가락 길이가 똑같다면 달걀 한 알도 제대로 다룰 수 없다.

땅도 높낮이가 있고 사람의 손가락 길이가 다른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정상이다.

근로정신이 희박하고 낭비벽이 심하며 재테크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재벌은 그만두고 부자가 되는 것도 바랄 수 없다.

가까이 사는 대단한 부자나 재산가도, 곁에서 자세히 보면 잘 살게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평소 부지런히 재산증식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근검절약하는 사람이 남들보다 잘 사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부자를 미워하기 전에, 부자의 삶의 방식을 분석하여 본받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자가 된다.

부자를 쓸데없이 미워하지 말고, 그 시간에 돈벌이를 생각하면 그대가 그토록 미워하던 부자가 된다.

아무리 일하고 싶어도 신체조건이 안되는 장애인은 국가복지제도가 도와줄 것이다. 부자도 누구나 다 될 수는 없다.

재운이 없어 경제적인 부자는 못되어도, 마음이 넉넉한 정신적 부자가 되면 된다. 어쩌면 자족하는 정신적 부자가 튼실한 자산가 못지않은 것이다.

소득격차보다 더 요지부동의 것이 지적(知的) 격차다. 한글 미해득의 전문학사가 있는가 하면, 할머니 등에 업힌 어린아이가 길거리의 간판을 술술 읽는다.

천재와 천치를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 자는, 진짜로 구제불능의 천치라 하겠다.

암기력이 좋고 문장력이 있어 고시3관왕이 되는가 하면, 허리가 꼬부라지도록 ‘구구법’도 모르는 이가 있다.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현실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억지로 바꾸려고 무리수를 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참된 행복의 비결이라고 본다.

지적 능력이 부족하여 육체적 노동을 하고 살아도, 두뇌가 우수하여 현격하게 성공한 사람을 미워하고 해코지하려 해선 참된 인생길이 아니다.

부자도 빈자도, 지자(智者)도 우자(愚者)도 다 같은 하늘아래 사는 인생이라 생각하고, 미움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

제발 언론에서도 사회를 극단적으로 양분(兩分)하여 싸움을 부추기지 말고,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을 보람 있게 살도록 다독여주는 참 언론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회통합에 앞장서고 사회 안정과 국가평화에 이바지하는, 살아 있는 언론기관이 되어야 한다.

무리하게 빈부격차를 없애려면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상하 격차는 영원한 짝사랑일 뿐이다. 합리적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개인과 국가사회의 행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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