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네르바 사태 정부정책 신뢰 필요
<기자수첩> 미네르바 사태 정부정책 신뢰 필요
  • 승인 2009.01.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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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며 세간의 화제를 몰고 왔던 미네르바가 최근 검찰 수사로 30대의 전문대 졸업자 박 모씨 인 것으로 알려진 후 `표현의 자유와 학벌을 둘러싼 논쟁’으로 재 점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미네르바의 글로 인해 20억 달러의 외환 손실을 입었다며 구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야당과 시민단체, 일부 네티즌들은 박씨가 인터넷 상 적은 글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구속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다 전문대를 졸업한 박씨가 혜안을 갖고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글로벌 경제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며 제2의 미네르바가 존재한다는 설(說)도 무성하다. 미네르바 신드롬은 박씨가 본인이 미네르바라고 시인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파장이 워낙 커 다양한 설(說)들로 둔갑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미네르바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환율 급등, 미 정부의 재정적자확대 등을 예리하게 맞춘 것이 과연 최첨단 금융기법을 공부하지 않은 30대 무직자가 알 수 있었느냐가 아니다.

물론 박씨의 경륜을 봤을 때 의심을 갖는 것이 무리가 아니며 제2의 미네르바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학벌과 경험만으로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을 무시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학벌주의에 빠져 있었다는 단면을 보여 준 것에 불과하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느냐와 고의성을 갖고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글을 왜곡해 게재, 실정법을 어겨 처벌을 받아야 하는 지도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미네르바 사태의 핵심은 정부 정책이 얼마나 국민들로 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느냐이다.

국내 SKY대학을 나왔거나 해외 명문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정부나 금융기관에 종사한 수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방관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말과 행동에 있어 엇박자를 내며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밝힐 때마다 환율 폭등 현상이 벌어지는 등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 붕괴가 미네르바 신드롬을 만들었던 것이다. 리먼의 파산 가능성만 예측했으면 이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충격, 환율 폭등은 경제를 조금만 알면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 인지, 제2·제3의 미네르바가 있으면 누구인 지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인터넷상 경제 대통령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신뢰를 얻는 것이 최우선 인 것 같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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