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과 독도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과 독도
  • 승인 2014.06.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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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성 논설위원
지난 4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본을 공식 방문하기 전에 중대하면서 곤란한 선택의 딜레마에 빠졌었다. 그는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센카쿠·다우위다오 분쟁에 있어서 일본에 대한 군사적 지지를 분명히 하거나 아니면, 아시아 회귀 정책, 나아가 아시아에서 미국의 리더십의 신뢰성이 손상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11월 아시아 회귀정책을 발표한 이후 아시아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러나 미국은 아시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은 APEC에 참석할 수 없었고, 존 케리 국무장관도 중동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예산자동삭감(sequester) 때문에 미 국방부의 예산도 삭감되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미국의 참여에 의해 유지되어 온 동북아의 세력균형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진짜 힘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아시아 회귀정책을 발표한 직후인 2012년 초, 미국은 황암도(Scarborough Shoal)의 영유권을 두고 중국의 황암도 장악을 저지하려는 필리핀을 지원하지 않았었다.

2013년 말 중국이 방공식별구역 선언을 포함하여 2012년 이래로 동중국해에서 자국의 입장을 더욱 강화하자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은 더 큰 시험에 직면했다. 중국은 미국이 동맹국을 보호하고 아시아에서 지도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충돌을 마다하지 않을 것인지 직접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것은 지난 5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크리미아반도) 침공에 대응하여 미국은 유럽에 대한 NATO의 동맹의무를 분명하게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과 대비를 이루었다.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중국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도전해 올 때, 미국은 동맹국을 지지하고 아시아에서의 지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과 충돌하는 비용과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의 압박감으로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도쿄에서 일본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하게 되었다. 즉,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 발표가 있은 후, 한국정부는 독도가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즉, ‘한미 상호방위조약상 독도의 지위’에 대해 “독도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상 대한민국의 행정 지배하에 있는 영토에 포함된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우리 영토인 독도에 대해 외국이 무력행사를 할 경우 미국이 여기에 공동대처해야 하는 동맹조약상 의무를 갖는다는 뜻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조약 당사국 영토에 대한 무력 공격에 공동 대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확고한 한·미·일 3국 공조체제의 구축이다. 북핵 관련 정책도 그렇지만 특히 대중국 정책은 3국 공조가 강력하게 작동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한·일 관계의 정상화 없이 굳건한 한·미·일 공조는 기대할 수 없다. 한·일 관계는 일본의 거듭된 독도 도발과 과거사 망언으로 막다른 길로 들어섰다. 물론 그 원인과 책임의 대부분이 일본에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확실한 한·미·일 공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브레이크 없이 날뛰는 아베정부의 우경화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게다가 이것이 끝도 아니다. 중국은 센카쿠·다우위다오 문제에 있어서 일본에 양보할 기미가 전혀 없다. 오히려 미국의 공약과 진정한 의사를 시험하고자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다. 미국은 센카쿠·다오위다오 문제로 중국과 충돌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독도가 한국에게 어떤 의미이고, 또 그것이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아시아에서 현상을 유지하려는 미국만큼이나 현상을 변화시키려는 중국의 입장이 확고하다는 데에 위험성이 존재한다. 결국 일본은 주변국가와의 영토분쟁을 통해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을 시험에 들게 했고,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의 목표, 즉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중국이 인정하도록 하려는 목표는 오늘날의 중국처럼 강력하고 의지가 강한 나라를 상대로 많은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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