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
6·4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
  • 승인 2014.06.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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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쌍규 드림케어 지식충전소 대표사원
최근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8대9이다. 형식적 승리는 야당이 했지만, 내용적 승리는 여당이 가져왔다.

선거 막판 박대통령의 눈물 담화와 “도와주세요”라는 읍소형 호소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성난 민심을 효과적으로 제어 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새누리당이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선거 결과는 여당의 패배도, 야당의 승리도 아니었다.

국민들은 여당의 ‘박근혜 구하기’와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들어주지 않는 절묘한 무승부의 선거결과를 만들어 주었다. 국민들은 여당에게는 ‘성찰적 반성’을, 야당에게는 ‘전면적 혁신’을 요구한 6·4 지방선거였다.

먼저 박정권과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성찰적 반성 경고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주인수격 해석의 짙은 먹구름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박대통령은 공석중인 국무총리를 언론인 출신인 문창극씨를 지명했다. 그는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뒤 37년간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한발 양보해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다 치더라도, 현 시기에 문 지명자가 세월호 참사로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대통합의 능력이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는 중앙일보 대기자 시절 칼럼에서 “민주주의에서 한 표는 똑같은 효력을 갖고 있으나 표의 값이 같다고 표의 무게도 같을까”라며 “이 나라 현대사를 몸으로 체험하고, 인생 50년 역정을 견뎌온 사람의 한 표와 지금 겨우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람의 한 표 무게가 같을 수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대의 민주주의의 기초인 1인 1표 헌법정신 자체를 무시하는 목소리도 냈다.

또한 “YS 말기의 국가부도 사태를 시작으로 북한에 퍼주기와 권력부패가 심했던 DJ 시대, 성장에는 눈을 감고 균형과 평등으로 4년을 허송한 노무현 시대를 거치면서 모든 분야가 제자리 걸음이었다”고 DJ·노무현 정부를 악의적이고 편파적으로 비판하였다.

또한 2010년 6월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이었던 무상급식과 관련해 ‘공짜 점심은 싫다’라는 칼럼에서 “무료 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다”고 주장해 세간의 논란을 일으켰다.

보수든 진보든 비판의 성역은 없다. 그러나 비판에도 정도가 있다. 특히 언론인의 비판은 팩트와 균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의 칼럼을 분석해보면 정통 보수논객이 아닌 ‘편파적’ 성향이 나타날 정도로 극단적 주장을 편 ‘외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극우의 언론인’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흩어진 민심을 한곳으로 모아 국민통합을 해야 할 국무총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낡은 이념구도로 민심을 편 가르고 쪼개 정국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의 일환이 아닐까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부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읍소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민심을 잘 읽어 일방적인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소통과 대통합의 정치를 보여 주어야 한다.

둘째,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으로 야당이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당이 거둔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야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세력으로서의 믿음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정권심판론에만 무임승차한 자승자박의 결과였다. 선거 과정에서 야당은 새로운 정치의 모습도 수권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무능력, 무기력, 무소신의 3무(無) 야당이었다.

이제 야당은 국민의 경고장을 겸허히 수용해서 야당다운 야당으로 다시 탄생하기 위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다 전면 혁신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철저한 혁신을 통해 새정치의 비전을 제시하고 수권정당다운 면모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여권의 반성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야당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유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야는 6·4 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잘 받들어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에 나서야 한다. 성찰적 반성의 시간이 더욱 더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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