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랑이 영원하다 - 슬픈 나이팅게일
진실한 사랑이 영원하다 - 슬픈 나이팅게일
  • 승인 2014.06.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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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나이팅게일(nightingale) 이라는 새(鳥)는 밤에도 잘 운다하여 붙인 이름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필자는 나이팅게일이라고 하면 1850년대 크리미아 전쟁 때에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치료해준 천사 간호사 이름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아마도 새 이름으로 알기 훨씬 이전에 교과서에서 간호사로 먼저 배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뒤, 안델센이 쓴 ‘나이팅게일과 황제’라는 동화를 읽고는 나이팅게일이 새의 이름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필자는 아마도 나이팅게일의 부모가 이 새를 매우 좋아하였기에 딸에게 이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밤꾀꼬리’라고 불릴 정도로 그 소리가 아름답다고 합니다. 안델센의 ‘나이팅게일과 황제’는 어른이 읽어도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보다도 한 번 먹은 마음을 오래 간직하는 진실한 태도를 가지자는 것입니다.

옛날, 중국 어느 황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 소리를 듣고 싶어 하였습니다. 이에 한 가난한 소녀가 자기가 아끼던 새를 궁궐로 보내었습니다. 처음에 황제는 이 새의 볼품없는 겉모습에 실망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노래 소리를 듣고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신하들은 황금 횃대를 매달고 그 위에서 노래하도록 하였습니다. 새는 붙잡혀 있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하였지만 병든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노래를 들려주어야 한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새 소리를 듣고는 눈을 지그시 감았습니다.

이 때, 이웃나라에서 사신이 오면서 황제가 새 소리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듣고는 태엽을 감으면 소리가 나오는 기계로 된 새를 선물로 가져왔습니다. 황제는 무척 신기해하며 이 기계로 된 새에게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나이팅게일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습니다. 모이도 주지 않았고 발목 끈이 풀려도 다시 매어주지도 않았습니다.

마침내 나이팅게일은 처음 숲으로 날아 가버렸습니다. 이 무렵 임금과 신하들은 점점 기계 새 소리에 싫증이 났습니다. 늘 똑 같은 소리를 내는데다가 태엽이 느슨해 져서 고장이 난 것입니다.

“노래 해, 노래 해!”

아무리 고쳐도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 날마다 다른 노래를 정성껏 불러주던 나이팅게일이 보고 싶구나.”

그 제서야 황제는 나이팅게일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나이팅게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황제는 병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진짜 새 소리가 필요해.”

신하들은 사방으로 나이팅게일을 찾았습니다.

“정말 나의 소리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이 소식을 들은 나이팅게일은 잠시 망설였으나 어느 날 새벽 홀연히 황제에게로 날아왔습니다. 황제는 혼수상태였습니다.

“지잭 지재잭 지지잭!”

황제의 상태를 보아가며 세게 또는 부드럽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 네가 영영 떠난 줄 알았는데 돌아와 주었구나. 고맙다. 고마워!”

황제는 나이팅게일을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네 소리를 들으니 점점 기운이 나는구나.”

마침내 황제의 병은 다 나았습니다.

이 동화는 안델센이 서른다섯 무렵에 만난 스웨덴의 젊은 여가수 예니 린드(Jenny Lind)의 노래를 듣고 영감을 얻어서 쓴 것이라고 합니다. 안델센은 그녀의 노래에서 자신의 영혼이 구원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예니 린드는 ‘스웨덴의 나이팅게일(밤꾀꼬리)’로 불리며 스웨덴의 화폐에도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예니 린드는 안델센의 구애를 뿌리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맙니다.

이에 안델센은 진실한 사랑에 대한 절규로 이 동화를 썼다고 합니다.

진실한 사랑만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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