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정국
청문회 정국
  • 승인 2014.06.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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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 시인
범법자인 야당인사가 합법적으로 검찰에 소환 조사받는 것을 모측에선 즐겨, 공안정국(公安政局)이란 신조어로 쓴다.총리 지명자를 두고 언론, 특히 방송에선 입에 게거품(?)을 물고 과열 대응하니, 필자도 이참에 ‘청문회 정국’이란 말을 슬쩍 이 나라 정치어(政治語)로 데뷔시킨다.

언론의 생명은 모름지기 신속·정확·공정이란 걸 알고 있는데, 이번 문창국 총리지명자를 비판을 넘어 비난하는 K방송의 신속성이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지명 받고 5분도 안 돼 문 후보를 낙마(落馬)시키기 위해, 자기가 나가는 교회에서 간증한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오해·음해하기 좋게 짜깁기를 한 것이다.

정치는 정치가에게 맡겨야지, 공영방송이 야당보다 앞장서서 설칠 일은 분명 아니라고 본다.

K방송의 보도 내용은 이성을 잃은 강성방송이었고, 총리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한 악의적인 선동방송으로 중립성과 공정보도 자세가 크게 망가졌다.

지금까지 야당은 박근혜정부 들어서고 인사청문회에 오른 지명자를 단 한 번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없어서, 청문회 존립 자체도 회의적이다.

청문회가 얼마나 악의적인지 있지도 않은 전생(前生)까지도 들먹거리는 격(格)이다. 각료를 임명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요, 청문회는 통과의례일 뿐이다.

공영방송이 국정에 협력자는 못 될망정, 국정반대의 중심에 서서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국정혼란을 부추겨선 안된다. 방송인은 불편부당의 중립을 견지하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지, 노골적인 반국가행위를 자행해선 안 된다.

자기들의 주장이 반드시 옳다고도 볼 수 없고, 똑바로 말해서 편파적인 면이 강하다. 언론본연의 자세에서 많이 일탈되어 있다.

이 세상에 완전무결한 것은 없다. 최선이 없을 경우,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문 총리후보자는 메이저신문의 사설을 책임졌던 논설전문가로 자기 나름의 확고한 사관(史觀)이 있어야 했을 것이다.

K방송이 문제로 제기한 문 후보의 동영상을 꼼꼼히 챙겨보니, 문제될 내용은 하나도 없었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미래를 진지하게 제시한 유익한 연설이란 확신이 생긴다. 미운 놈 고운데 없고, 고운 놈 미운 데가 없다는 옛 말이 있다.

특히 인사 청문회에선 말단지엽적인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정략적으로 악용·남용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필자의 졸견으론, 안대희 총리지명자를 야당이 난타했을 때 여당이 적극적으로 지켰어야 했고, 야당의 고질적인 반대공세를 정면돌파 했어야 했다. 전관예우를 들먹거리지만 오랜 적폐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는 것이다. 청문회에 임하는 야당의 태도는 합리적 비판보다, 극단적인 비방수준이다.

냉철한 이성은 눈 닦고 봐도 찾아볼 수 없고, 너무 감정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 한 술 더 떠, 야당의 잠재적 요구는 ‘특정지역의 좌파인물’ ‘원활한 국정추진보다 야당 차기집권에 도움이 될 덜 유능한 총리’를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

국무총리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므로, 청문회에서도 이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우화이지만, ‘팔러 가는 당나귀’가 요새 우리나라 청문회정국에 어울리는 것 같다.

대통령이 확고하게 소신대로 하는 것이 비웃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임을 알고, 흔들리지 않는 확신정치가 요망된다.

국무총리는 국가서열 4위로 대통령의 국정파트너다. 공직생활을 해본 사람은 절실히 느끼겠지만, 국무총리표창을 받는 것은 거의 하늘의 별따기다.

대통령표창을 받는 것만큼 어렵고, 국무총리표창장 수상자와 대통령표창장 수상자는 숫자도 비슷하고, 국무총리수상자에게도 약장(略章)이 주어진다.

국무총리후보자 청문회를 엄중히 하는 것은 국무총리의 역할이 그만큼 국정수행에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긍정적으로 이해를 해 본다.

장관후보자들도 학위논문표절 등 문제점이 급격히 수면위로 떠오른다. 학위논문표절 관계는 해당자의 개인책임도 크지만 고질적 대학풍토이기도 하다.

성인(聖人)도 세속은 거스릴 수 없다. 앞으로 학위취득자는 만약 있을지도 모를 미래의 청문회를 대비하여 독창적인 학위논문을 작성해야 할 것 같다.

대학만능사회의 병폐가 골수에 파고들었지만, 국가에서는 ‘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외교전문대학원’에 이어 다음엔 무슨 전문대학원을 꿈꾸는지 모르겠다.

대학만능사회는 이상적인 사회가 아니요, 중병 든 사회다. 5공청문회스타 N의원은 후일 대통령까지 되었다.

혹시 야당의원 가운데는 청문회스타가 되어 대권을 꿈꾸는 자가 있을지 모르지만 인기는 물거품 같은 것이다.

진짜 청문회를 열어야 할 대상으로 비이성적인 편파보도를 일삼는 모 방송국을 추천한다. 거센 파도속에서도 물은 제 길로 가게 마련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본질에 충실한 청문회가 되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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