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별 50~80만원↓…쏠림현상 심화 전망
한·EU FTA 규정에 따라 유럽산 자동차 중 배기량 1,500㏄ 이상 자동차 관세율이 현행 1.6%에서 전면 철폐되고, 1,500㏄ 미만은 현행 4.0%에서 2.6%로 인하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폭 만큼 저렴하게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어 국내시장에서의 유럽산 자동차의 쏠림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산 자동차의 판매비중은 80%를 넘어섰다. 국내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인 BMW 520d,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메르세데스-벤츠 E200, 아우디 A6 2.0TDI 등 독일 4사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서고 있다.
관세 철폐 및 인하에 대비 유럽산 브랜드들은 지난 5월부터 일부 차종에 대해 관세 인하분을 반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폭은 모델별로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50만~80만원 정도, 일부 고가 차량은 최대 250만원까지 저렴하게 유럽차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부동의 수입차 판매 1위인 BMW는 대형 세단 760Li 가격을 190만원 내리고, 520d와 320d도 50만원씩 깎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중 수정된 가격정책이 나올 예정이다. 대표 차종인 E220 CDI 아방가르드의 경우 지난해 6천220만원에서 올해 6천190만원으로 30만원 하향됐다. 최근에는 2014년형 ‘더 뉴 E클래스’를 출시하면서 6천30만∼1억3천65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책정했다.
폭스바겐도 변경 관세가 선반영된 차종 외에 대해 이달 중 가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 목록에는 주력 차종인 티구안 2.0ℓ TDI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는 올해 선보인 A3 세단과 A7 55 TDI 등을 제외한 나머지 차종의 관세를 추가 인하했다. 차종별로 약 50만원에서 250만원까지 차량 가격을 인하해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A6 2.0ℓ TDI는 약 60만원 정도 저렴해진다.
볼보와 푸조는 지난해부터 관세 추가 인하분을 적용해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관세 인하 혜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유럽차는 날개를 달개된 셈이다. EU FTA 협정 체결 3년 동안 국내 완성차의 유럽으로의 수출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으나 국내시장에서의 수입차 판매는 급증 추세다.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2012년 첫 10%대(13만858대)를 넘어선 뒤 지난해 12.1%(15만6천497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누적 7만6천460대를 판매했다. 연말까지 14%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도 전체 등록 차량 중 수입차의 비중은 2013년 5.21%에서 지난해 6.51%, 올 5월 말 현재 7.07%로 매년 증가 추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산 승용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은데다 관세 철폐 및 인하 효과에 힘입어 유럽산 자동차의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다만 국내 소비자를 ‘봉’ 취급하지 않기 위해서는 수입차의 고질적인 약점인 고장수리 서비스 강화를 위한 AS센터의 확장 등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EU의 28개 회원국도 1일부터 한국산 중대형 승용차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적극적인 유럽 시장을 공략할 준비하고 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