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배우는 정직한 실천
아이에게 배우는 정직한 실천
  • 승인 2014.07.0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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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숙 대구장성초
등학교 학부모
올들어 학교 내에서 경험하는 청렴문화는 작년과는 많이 다르다.

학부모 상담주간에 담임선생님을 찾아뵈면서 무엇을 사들고 가야할지, 현장학습 때 담임선생님 도시락 반찬을 무엇으로 할지, 또 스승의 날 학부모참여수업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는 올해는 작년과 같은 반대표 엄마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비교체험을 하는 듯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첫 아이가 반장이 되면서 반대표 엄마의 임무를 덩달아 맡았던 작년.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리둥절한 내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고학년 자녀를 둔 딸아이 친구의 엄마들이었다. 학내 전통이 어떤지, 행사 때마다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물으면서도 내 나름의 정도를 잊지 않으려는 수고를 하느라 늘 머릿속이 복잡한 싸움의 연속이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다는 것의 기준은 늘 애매모호했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바른 청렴 문화 정착을 위한 학교 측의 실천적인 노력은 참 단호하고 구체적이었다. 가정통신문과 담임선생님의 구체적인 언급을 통해 작년에는 애매모호하여서 나름의 융통성을 발휘한다며 고민하였던 여러가지 일들이 올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음료수와 도시락 준비도, 참여 수업 준비도 어떤 것도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참 편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허전하기도 했다.

운동회가 나라의 아픔으로 학년별 체육대회로 축소 변경되었던 행사 날이었다. 아이 편에 ‘담임선생님께서 얼마나 피곤하시고 더우실까?’ 싶어 보낸 음료수를 보낸 손이 무안하지 말라고 받으신 것을, 그 다음 현장학습 때도 받으시려나? 보내지 말까? 를 무수히 고민하며 아이 편에 음료수 하나를 들려 보냈었다.

현장학습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의 가방에는 담임선생님께 드리라고 보냈던 음료수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여러 차례 공문과 담임선생님의 청렴교육을 통해 원칙을 알고 있던 어린 자녀는 그 원칙대로 엄마의 심부름을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원칙을 알면서도 익숙한대로, 또 ‘혹시나! 이 정도는!’ 하는 마음으로 전한 작은 표현은 청렴문화를 정착하려고 애쓰시는 선생님들의 수고에 오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의 작은 실천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의 원칙에 대한 실천의 모습을 보며, 또 새로운 교육현장에서 청렴문화를 정착시켜 정직한 교육을 실천하시는 장성초등학교의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변화를 향한 낯설음을 익숙함으로 바꿔가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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