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알기 쉬운 청렴, 성실함을 가르치자
학생들이 알기 쉬운 청렴, 성실함을 가르치자
  • 승인 2014.07.0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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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욱 대구대동초등학교 교사
세상의 변화는 무서울 정도로 눈부시다. 이제 우리는 손바닥위에 올라갈 수 있는 작은 기계로 지구 반대편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살펴 볼 수 있다.

사실 변화는 항상 올바른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다. 특히 인간의 선택, 특히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의 비도덕적, 비윤리적 행위가 어떠한 방향으로 얼마만큼의 참혹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는가 하는 교훈을 충분하고도 넘치도록 얻은 바 있다.

청렴의 중요한 존재 의의 중 하나는 바로 이와 같은 오래된 반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다소 추상적이고 막연한 청렴은 우리의 주변에서, 우리와 항상 함께 생활하고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생활하고 자라는 교실에서도 청렴은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자신을 스스로 빛나게 하고 남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청렴함’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며,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역사 속에서 많은 선현들을 보고, 그들의 언행을 통해 오늘의 우리가 본받고 실천해야 할 부분들을 떠올릴 수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중 율기육조(律己六條)를 살펴보면 목민관으로 부임한 자가 지켜야 할 6가지 큰 항목으로 각각 飭躬(칙궁:단정한 몸가짐), 淸心(청심:깨끗한 마음가짐), 齊家(제가:집안 단속), 屛客(병객:개인적 방문금지), 節用(절용:물건 절약), 樂施(낙시: 절약봉사)를 들고 있으며 다시 각 항목에 따라 세부적으로 행동강령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청렴결백함이란 목민관의 기본 임무이며 모든 선(善)의 원천이요,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라는 문장은, 다산이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함축해서 표현한 것으로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 마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부정과 부패의 대명사로 기록된 사람들 또한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렇다면 우리 학생들이 자라는 교실에서 청렴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하는가? 교실은 학생들이 미래의 사회생활과 직업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다. 교실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일어 날 수 있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어떤 학생은 자신이 교실에서 맡은 역할이 귀찮을 수도 있고, 어떤 학생은 친한 친구가 부정한 일을 부탁하는 곤란한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사소하고 어린 학생들의 일로 치부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학창 시절의 경험이 학생의 인격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러한 교실 환경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할 수 있는 덕목이 바로 ‘성실’이다. 성실함은 자신의 일, 책무, 규율, 계획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으로 성실한 사람이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나 부정, 부패를 저지르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교실에서의 청렴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야하며 자신이 맡은 바를 꾸준히 수행하는 ‘성실’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이러한 성실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청렴함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스스로에게 떳떳한 사람은 타인 앞에서도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청렴의 의미를 지나치게 외부에서 찾아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의 도덕성은 타인을 통해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길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청렴함은 자신에 대한 성실함을 갖춘 학생이 보여줄 수 있는 결과이며,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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