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유일 ‘여성 특공대’ 자부심 갖고 전진”
“대구·경북 유일 ‘여성 특공대’ 자부심 갖고 전진”
  • 김무진
  • 승인 2014.07.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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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박영아 경장

경찰관이었던 아버지 영향 받아 경찰의 길 선택

2009년, 두 번째 도전만에 ‘여경 특공대원’ 선발

전술요원 임무와 함께 외부 강연·협상현장 투입

“지난 달 초 자살 기도자 설득 끝 사고 예방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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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대구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 건물 주차장 내에서 박영아 경장이 경찰특공대 전술 장갑차량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매년 7월 1일은 ‘여경의 날’이다.

여경의 날은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미군정청(美軍政廳)에 경찰중앙기구로 경무국(警務局)이 10월 21일 창설돼 경찰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듬해인 1946년 5월 당시 여성경찰국장 고봉경 총경을 비롯한 여성간부 16명과 여경 1기생 64명을 모집한 뒤 같은 해 7월 1일 경무국 공안국에 여자경찰과가 창설되면서 자연스럽게 제정됐다.

1946년 최초 우리나라 여경 배출과 함께 이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주고자 탄생한 여경의 날은 올해로 68주년을 맞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5월말 현재 전국 경찰관 수는 10만4천6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여경은 8% 수준인 8천40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성매매와 청소년 범죄에 대한 지도와 보호, 계몽의 기능을 주로 담당했던 초창기와 달리 여경은 경찰 조직 전반에 진출하기 시작하며 외연을 확대했다.

여경의 업무영역이 점차 커지면서 지난 1989년부터는 경찰대학에 여학생이 입학하기 시작했다.

또 1999년 여경기동대가 창설된 데 이어 2000년부터 경찰특공대에 여경이 배치된 것은 물론 같은 해 여성 간부후보생도 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지난 2005년부터는 ‘여경채용목표제’와 사법고시 여성 특채가 시행되면서 여경의 비율도 해마다 늘고 있으며, 이들의 업무도 다양해졌다.

올 6월말 현재 대구지역에는 총 438명의 여경이 각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는 물론 강력계 형사, 특공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당당히 여경의 이름으로 남성 경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경찰특공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여경이 있어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주인공은 대구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 소속 박영아(여·34) 경장으로 대구·경북지역을 통틀어 유일한 경찰특공대 여성 전술대원이다.

올해로 68주년을 맞이한 ‘여경의 날’을 기념해 최근 박 경장의 경찰특공대 입문 계기 및 생활 등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news/photo/first/201407/img_136500_1.jpg"박영아여경특공대원3/news/photo/first/201407/img_136500_1.jpg"
지난 2009년 11월 중앙경찰학교 졸업식 때 박영아(오른쪽) 경장이 졸업식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윤옥 영부인 앞에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박 경장이 경찰관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경찰관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경찰이라는 직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박 경장은 경찰을 천직으로 여기며 늦은 밤까지 힘들게 일하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아버지가 늘 자랑스러웠고, 아버지의 모습을 본받고자 경찰관이 될 것을 결심했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박 경장은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였던 지난 2000년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경찰특공대’라는 TV 드라마를 보고 경찰특공대에 매료, 여성으로서는 도전이 쉽지 않은 특공대원의 길을 꿈꾸게 된다.

박 경장은 자신의 희망대로 이듬해 충남 아산에 위치한 한 대학교의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해 체계적인 경찰 양성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고향과 거리가 멀고 전혀 연고가 없었던 곳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장래희망과 직결된 전공이었지만 낯선 곳에서의 외로운 생활 등에 부담을 느껴 입학 1년만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다른 학교의 경찰과 관련이 없는 학과에 다시 진학했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경찰과 거리가 먼 인테리어 관련 업계에서 일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경찰특공대원에 대한 꿈은 쉽게 포기가 되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순찰차를 볼 때마다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꿈은 더욱 커졌고, 결국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경찰특공대 시험을 준비했다.

박 경장이 뒤늦게나마 대학교 동아리에서 태권도를 시작한 것이 경찰특공대원으로서의 기본 스펙을 쌓는 밑거름이 됐다.

다행히 어릴 때부터 운동신경과 체력이 좋아 학창시절 체육 실기시험은 최상위권을 기록했지만 남들보다 늦게 태권도를 익힌 탓에 군 특수부대 출신 등과의 경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핸디캡을 극복하고자 그녀는 포항지역 초·중·고 운동부를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함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했고, 열정을 높이 산 운동부 코치들의 도움으로 짧은 시간 안에 실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그녀는 현재는 공인 4단의 무술실력을 자랑한다.

그러던 지난 2006년 3년마다 치러지는 경찰특공대 시험에 첫 도전한 그녀는 최종 면접에서 국가대표 운동선수, 군 특수부대 출신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아쉽게 탈락했다.

특공대원의 꿈을 잠시 내려놓은 그녀는 다시 일반 직장을 다니며 경제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30살이 되기 전 다시 한 번 더 도전할 계획을 세웠고, 2009년 시험에 대비해 2008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을 특공대원 시험 준비에 올인했다.

그녀의 의지와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결국 2009년 박 경장은 ‘제5기 여경 특공대원’ 시험에 최종 합격, 경찰에 입문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에서 몇 안 되는 여경 특공대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박 경장은 “어릴 때부터 경찰관의 꿈을 꾸던 중 우연히 보게 된 한편의 드라마가 현재의 나를 경찰특공대원으로까지 이끌게 됐다”며 “극한의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갖게 하는 경찰특공대원의 삶은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news/photo/first/201407/img_136500_1.jpg"박영아여경특공대원2/news/photo/first/201407/img_136500_1.jpg"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민·관·군 합동으로 실시한 전술 훈련 때 박영아 경장이 동료 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간절히 원했던 꿈을 이뤘지만 여성으로서 남성도 힘들다는 경찰특공대원의 삶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박 경장은 경찰에 입문한 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서울특공대원으로 처음 발령받았다.

특공대원으로 발을 내딛은 박 경장은 레펠과 사격 등 여성으로서 처음 접하는 고된 훈련에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공대원 초창기 군대와 동일한 내무생활 역시 적응이 어려웠고, 혼자 몰래 조용히 우는 날이 많아지는 등 1년가량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은 자신을 이겨내야 한다는 굳은 의지와 선배 특공대원들의 도움으로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다.

갈망하던 특공대원의 길을 택한 이상 꼭 견뎌내야겠다며 자신을 채찍질했고, 이런 그녀의 상황을 알게 된 동료·선배들의 관심과 격려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이 같은 힘든 과정을 이겨낸 박 경장은 어느덧 테러범 제압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지닌 여성 전술요원이 돼 있었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 고향인 포항과 거리가 가까운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대구특공대로 발령받으면서 그녀는 또 한 번의 특별한 타이틀을 얻었다.

대구지역 총 32명의 경찰특공대원 중 유일한 여성 전술대원이자 대구·경북지역을 통틀어 단 한명밖에 없는 여성 특공대원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것.

이 같은 수식어에 대한 부담은 박 경장의 전투화 끈을 더욱 질끈 동여매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지역 유일 여성 특공대 전술요원으로서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박 경장의 일상은 매일 오전 9시 팀장 주재 하에 열리는 회의가 끝난 뒤 특공대원 복장과 장비를 갖춘 채 동대구역과 대구공항 등 테러 취약지역을 매일 돌아다니는 ‘위력 순찰’로 시작한다.

나머지 시간은 레펠과 사격, 군과의 합동훈련 등 거의 모든 하루 일과를 고된 훈련으로 보낸다.

박 경장은 “선배들의 진심어린 도움으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 현재 특공대원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며 “최근 후배들도 생긴 만큼 모범을 보일 수 있는 대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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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제68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대구지방경찰청 본관 1층에서 열린 경찰장비 전시회에서 박영아(가운데) 경장이 전시회를 찾은 학생에게 실제 총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국내에 10명가량 밖에 없는 여성 경찰 특공대원으로서 박 경장은 자부심과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매일 실시하고 있는 위력 순찰을 비롯해 합동훈련 때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관심은 더욱 큰 힘이 된다.

또 이 같은 특별함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박 경장은 체력 등 남성 대원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자 이를 악물고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하지 않는다.

경찰특공대원 5년차로 전술요원 임무와 함께 박 경장은 ‘위기 협상 전문교육’을 이수, 이따금 외부 강연과 실제 협상 현장에도 투입되고 있다.

특히 박 경장은 최근 한 자살 기도자의 자살을 막았던 것을 큰 보람으로 꼽았다.

지난달 초 대구 서부경찰서 관할 서대구인터테인지 부근에서 한 남성이 자살을 기도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출동, 보조 역할이었지만 위기 협상 현장에서 소중한 한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을 줬다.

박 경장은 “전술 요원으로 테러범을 진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화와 설득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경찰로서 큰 매력인 것 같다”며 “협상 과정에서 나 스스로 많이 성숙해져 가는 것을 느끼고 보람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협상 전문가 임무도 매력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경장은 나이가 들면서 예전보다 조금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근의 가장 큰 관심사다.

특공대원으로서 기본인 체력검정 통과를 위해 남성 대원보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반복된 운동과 훈련 탓에 많은 근육이 생기면서 치마와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는 등 여성으로서 남들처럼 예쁘게 꾸미는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박 경장은 전술요원 특공대원으로서 평소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던 훈련 및 작전 임무 수행을 훌륭히 해내겠다는 각오다. 또 아직 미혼인 만큼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가고 싶은 개인적 바람도 갖고 있다.

특히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이라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협상 및 상담 업무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성·청소년 관련 부서에서 상담 업무로의 진로 변경도 고려 중이다.

박 경장은 “결코 길지 않은 경력이지만 경찰특공대원을 선택한 것에 전혀 후회가 없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 많이 남은 경찰관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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