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를 다듬으며 -낙동강·41
명태를 다듬으며 -낙동강·41
  • 승인 2014.07.2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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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수 시인
서태수 시인
골첩첩 겨울 산촌에 명태가 올라왔다

동해 북단 어촌에서 지인知人이 보낸 택배

꽁꽁 언 동태상자가 마음만큼 따습다

입김 서린 온기溫氣 덜어 삼이웃네 다 녹인 후

냇가에 퍼질러 앉아 배를 쫙 갈라보니

청홍색靑紅色 바닷물빛이 한데 얼려 들앉았네

한겨울 어로한계선漁撈限界線 서슬 퍼런 난바다에

난류 한류 맞부딪쳐 파고波高 높은 명태 어장

낙동강 두만강 물은 어떻게들 섞였을까

꼬챙이로 배를 꿰어 햇볕에 내다 널어

코다리로 말려보고 북어로도 걸어두고

몇 마린 토막을 내어 동태탕을 끓이자

곧추선 남북 물길 맵고 짠 입맛 맞춰

파란 고추 칼칼칼 썰고 빨간 고추 총총총 다져

큰 솥에 물 그득 붓고 시원하게 무도 넣자

이글이글 장작불에 와글바글 국 끓으면

산천초목 모셔놓고 짐승들도 죄다 불러

숟가락 맞부딪히는 저녁 한 끼 먹어보자

▷▶서태수, 김해 출생,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조문학 천료, 한국교육신문 신춘수필 당선, 낙동강 연작시집 3권, 수필집 1권, (전)부산시조문학회 회장.(현)부산수필문학협회 회장, 부산문인협회 자문위원. 낙동강문학상,성파시조문학상, 청백리문학상,제3회 대구신문 명시상 수상(13)등 수상.

<해설> 명태는 지역이나 상태, 잡는 방법 등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강원도, 경기도 이남에서는 북어(北魚), 동해 연안에서는 동태(凍太)라고도 하며, 신선한 명태를 선태(鮮太), 그물로 잡은 명태를 망태(網太), 낚시로 잡은 명태를 조태(釣太)라고도 부른다. 또 그 새끼는 노가리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불리는 것은 그만큼 요리법도 다양할 것이다. 지인의 택배 속에 함께 온 따뜻한 정을 끓여 두루 나눠먹는 그 맘 또한 여유롭고 느긋하다. 삶의 진솔함과 따스함이 구수한 동태국에서 시작된다. -김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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