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감자를 캐며
<좋은시를 찾아서> 감자를 캐며
  • 승인 2009.07.08 16: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 준 석

땅속에서도 세상이 있을까
땅속에 사는 사람들끼리
옷도 입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알몸으로 부대끼며 사는
그래도 행복한 세상 있을까

▷경기 안산 출생. 1993년 계간『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환상 스케치’, `부끄러움의 끈’, `빨간 점무늬 넥타이’ 등이 있으며, 수필집으로는「꽃은 말고 이파리만」,「`세상이 하수상하니」,「구름을 두드리다」등이 있다. 현재 계간 `문학산책’ 주간으로 경기지역의 문예창작 강의에 주력하고 있다.

요즈음 농촌을 지나치다 보면 무명 수건을 머리에 쓴 시골 아낙 같은 밤꽃이 한창인 산비탈 길 아래 흰 꽃을 이고 있는 감자꽃을 볼 수 있다. 또 감자 캐기가 한창이기도 하다. 감자와 고구마는 우리 농작물 가운데 땅속에서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말 그대로 벌거숭이 알몸이다.

이 시는 땅 위에서 요란스럽게 사는 사람들이 땅속에서 사는 감자보다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감자와 사람과의 단순한 비유만이 아니다.

소박하게 사는 사람과 요란하게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분별로도 읽혀진다. 단 6행의 비교적 짧은 시이나 이미지가 돋보이는 시편이라 하겠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