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情
春情
  • 승인 2014.07.2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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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하 시인

그들은 숱한 미인들을

발가벗기고 어둠으로 포박한 채

물속에 가두어 두고 있었다

늘씬한 각선미

아찔한 꿀벅지

초병 서기도 허기진 달이 산을 넘자

물안개가 기다린 듯 그들을 탐해댄다

깔딱 숨이 넘어갈 정적

바싹 입술이 타는 흥분

관음(觀陰)의 시선도 아랑 곳 없이

무턱대고 다리를 더듬어 오르는

감당할 수 없는 정분의 추태

햇살을 잡아와서 살며시 다가서 보자

마침내

어지러이 흩어진 잠자리와

풀어헤친 속살그대로 발각 난 밀회의 장

상기한 왕 버들

음흉한 안개들이

얼굴 벌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저 꼬락서니

▷▶박종하. 필명:덕산. 대구출생. 1976년 동인지 맷돌에 시를 발표함으로서 문학활동을 시작함. 1980년 석간수 문학동인, 2006년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현)사단법인 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대구지부장 현)낙동강문학 작품심사위원장, 현)한국시민문학협회 고문, 시집: 어느 꿈결 같은 세월의 오후, 세월.

<해설> 왕버들의 몸매 또한 어지간히 잘 빠졌었나 보다. 어둠이 오기가 무섭게 물안개가 대들어 고고했던 한 낮의 모습을 마구 풀어헤쳤으니…. 밤사이 있었던 일은 햇살에 얼굴 들기 부끄러웠으나 어찌하리, 청춘의 정열은 앞 뒤 돌아볼 여유를 가지지 못했으니, 그 또한 부러울 뿐이다. 김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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