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쏟아버려요
칼날에 베인 원통한
절망의 눈물을 다 쏟아버려요
눈물은 삶의 찌꺼기인 것을
아무도 원망을 말아요
마음이 크면 클수록
독이 낀 눈물은 더 많아지는 것
오만 눈물이 다 빠진 빈자리에
진실의 땀방울이 채워지면
사랑의 삶은 저도 몰래 커지리.
▷경북 청송 출생. 대구문협 시분과회장을 역임. 2003년 11월 16일 타계한 시인의 유고시집「청산이 돌아오면」이 상재돼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인이 제시하고 있는 삶의 양식은 진실의 땀방울이 삶을 커지게 한다는 아포리즘(잠언)을 묵시적으로 포용하고 있다.
새로운 소설로 세계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프랑스 작가 알랭 로브 그리예가 97년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이런 말을 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삶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지적인 능력은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아는데 필요한 능력”이라고 했다. 삶은 시인의 노래처럼 눈물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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