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는
아무 생각도 없이 읽다가,
종4품 무관으로 용양위(龍?衛) 부사과(副司果)를 지냈으며,
부터 점차 눈이 가늘어진다
할아버지 김희종은 정3품 통정대부중추의관(通政大夫中樞議官)을 지냈다. 당시만 해도 집안은 부유했던 편으로
김수영은 중인계급이라고
그래서 그의 시에는
중인계급 특유의 눈치 빠른 전향이 엿보인다고
국립대 교수 지낸 어느 평론가가 썼는데
생선장사를 했다는 증조부,
굶어죽지는 않을 거라고 홀몸으로 바다 건너가
밑바닥 몸으로 쓸며 一家를 일으킨 할아버지,
식민과 전란 탓에 不學을 일생의 한으로 짊어진 아버지,
나는, ‘화랑의 후예’도 뭣도 못 되는
연보를 두고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축첩(蓄妾)과 사대(事大)와 붕당(朋黨)에도 끼지 못한 조상의 후손으로.
▷▶1967년 대구 출생. 1996년 사람의 문학에 시 발표. 2012년 시집 ‘죽은 물푸레나무에 대한 기억’ 발간, 우수문학도서 선정.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해설> 높은 벼슬의 조상을 모시는 사람들은 우리 인구에 과연 몇%나 차지할까? 대다수 나머지 사람들은 거저 그런 가계를 세우고 산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나라의 기둥이다. 비록 화자의 가계는 미천해도 축첩하고 사대 붕당에 조력한 적이 없으니 얼마나 훌륭한 조상을 가졌는가? 제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