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인질극 30대 경찰 포위망 뚫고 달아나 목숨 끊어
대낮 인질극 30대 경찰 포위망 뚫고 달아나 목숨 끊어
  • 이지영
  • 승인 2009.07.1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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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과 있던 남성을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이던 30대 남성이 경찰 포위망을 뚫고 달아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일 오전 5시30분께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한 3층 원룸에서 K(37)씨가 L(28)씨를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다 사건 발생 6시간 만에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달아났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이날 새벽 일을 마치고 4개월 전부터 동거하고 있는 H(여·38)씨의 집에 왔다가 L씨가 자신의 동거녀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격분, L씨를 폭행한 뒤 주방에 있는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6시간이 넘도록 인질극을 벌인 K씨는 경찰이 방심한 틈을 타 골목에 세워져 있던 가스 배달용 화물트럭을 몰고 달아나 3시간 뒤 전북 남원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초기 대응 실패= 대낮 주택가에서 인질극을 벌인 범인을 코앞에서 놓치면서 경찰의 무능력
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K씨가 애인인 H씨 집에 들어간 시간은 새벽 5시30분.

H씨와 L씨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K씨가 갑자기 L씨의 얼굴 등을 마구 때렸고 이 틈을 타 H씨가 집 밖으로 뛰쳐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경찰특공대와 112타격대원 등 50여명을 집 주변에 배치하고 K씨 설득에 나섰다.

경찰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던 K씨는 오전 6시30분께 ‘H씨를 데려 오지 않으면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한데 이어 오전 9시50분께는 차량을 요구했다.

K씨의 자수 거절에 경찰은 오전 8시께 소방대차를 배치하고 9시께는 협상 전문가를 동원해 대화를 시도 했지만 K씨를 설득하지 못했다.

경찰 포위망 뚫고 도주= 6시간동안 인질극을 벌이던 K씨는 오전 11시 40분께 L씨를 풀어주고 경찰이 방심한 틈을 타 원룸 뒷 창문을 열고 옆 주택 지붕과 담장을 넘어 골목으로 내려왔다.

골목으로 내려온 K씨는 시동이 걸린 채 세워져 있던 가스 배달용 1t 트럭을 몰고 달아났다.

K씨가 창문을 열고 도주하자 경찰은 공포탄 두발을 발사하고 현장에 있던 오토바이와 순찰차를 이용해 급히 K씨를 쫓았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더욱이 K씨가 도주했을 당시 집안에는 4명의 경찰이 있었지만 도주를 저지하지 못했으며, 원룸 뒤편 골목에 있던 경찰관과 소방대원, 112타격대원도 손을 쓰지 못했다.

또 원룸 뒷골목과 옥상에 경찰특공대 10여명이 배치돼 있었지만 K씨가 달아난 후에 모습을 보이는 등 허술한 대응을 보여 비난을 피할수 없게 됐다.

사후 조치도 미흡=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달아난 K씨가 화물트럭을 몰고 도심을 가로 질러 전북 남원 방향으로 달아나는 동안 도주로 차단과 검문검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경찰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K씨는 남원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포위망을 뚫고 달아난 지 3시간 만이다.

경찰은 “범인은 12시 47분께 고령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데 이어 약 50분 후 전라도 남원에서 다시 한번 휴대전화를 사용했었다”면서 “범인은 88고속도로 광주행 고서기점 52.9㎞(전라북도 남원시 이백면)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야산으로 달아났으며, 20분 후인 오후 3시20분쯤 500m가량 떨어진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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