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 되면 필자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필자뿐만 아니라 댐 등의 수자원 시설이나 홍수방제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도 모두 비슷한 처지일 것이라 생각된다. 갑작스런 폭우에 의한 홍수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홍수 이외에 한 가지 더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시간당 30mm가 넘는 폭우로 인해 상류로부터 떠내려 오는 수많은 쓰레기들이다. 낙동강은 그 길이가 500km가 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이며, 유역면적만 우리나라 국토의 25%를 차지할 만큼 넓은 강이다.
이런 넓은 유역의 강이나 하천변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하류로 쏟아져 나오게 되는데 그 종류도 폐비닐이나 알루미늄 캔과 같은 작은 쓰레기에서부터 냉장고 등과 같은 대형 폐기물이나 초목들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쓰레기들이 댐 쪽으로 밀려들어 이것들을 처리하는 데만 매년 전국적으로 수십억 원의 비용과 그에 따른 많은 인력 및 시간이 소요되며 수거한 후에도 재활용이 어려워 자원이 낭비되는 등의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쓰레기가 상수원보호구역과 같은 곳에서 발생하게 된다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물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됨은 자명한 일이다. 가족과 놀러간 화창한 주말 오후, 남몰래 계곡 바위틈에 끼워둔 라면 봉지들이 그대로 우리가 먹는 물에 `복수’ 하는 것이다.
이렇듯 발생되는 쓰레기 중 상당량이 바로 우리가 하천변에 버리고 간 생활쓰레기라는 점은 참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거꾸로 우리가 다함께 조금씩만 노력한다면 손쉽게 발생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말도 되니 그리 낙담할 일은 아니다.
경상남북도의 젖줄이라는 낙동강은 우리의 생활 터전이자 수많은 동물들의 서식지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마음가짐이다. `주인 의식’ 없이 어찌 내가 살아가는 곳을 깨끗하게 할 수 있겠는가. 적극적으로 모두 환경보호활동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던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되가져오자’라는 초보적인 구호를 지킬 줄 아는 선진시민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여재욱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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