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은 국내총생산이 16조 달러를 넘는 세계 1위의 경제권이다. 한국과는 2000년 이후 연평균 12% 정도의 수출입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 해 교역총액 984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서 일본과 미국을 앞선다. 무역흑자도 중국을 추월한 182억 달러에 달하는가 하면, 외국인 직접투자도 급증하여 최대 고객으로 자리 잡는 등 명실 공히 세계 최대의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런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것은 한미FTA를 능가하는 성과인 것이다.
이제 FTA가 체결되면서 질-양면의 성장세로 발전할 것이 기대된다. 특히 통신, 반도체업체의 수혜가 타 업종에 비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가전, 섬유 등이 뚜렷한 수출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 반면, 소재를 포함한 화학, 기계류, 제약분야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은 무역 역조가 심화되면서 관련 산업의 고전 내지는 퇴조가 예상된다.
지역의 주 관심사인 섬유가 이익을 보는 입장일 것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업계는 섬유분야 평균관세율이 7.9%로 수산물을 제외하고는 타 산업에 비해 높아 관세철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 제품은 EU 생산자보다 중국이나 대만 등 EU의 주요 수입국과 경쟁 관계에 있어 EU 시장에서 관세폐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니 그간 고전해 온 지역 섬유업계가 웅비할 계제가 되었으면 한다.
한편 농도(農道)인 경북으로서는 농축산업의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유예기간 동안에 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이 몰고 올 파고를 넘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른 구조조정과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 경북은 해외 식량기지 확보에 관심을 둘 만큼 농업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왔다. 차제에 도내 농축산업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자유무역협정(FTA)타결은 이 대통령의 유럽 3개국 순방을 통해 EU회원국 중 FTA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온 폴란드와 이탈리아 정상을 직접 설득한 결과 긍정적 답변을 얻으면서 일궈 낸 외교적 성과다.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