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물에 시리다하시네
내가 다 갉아먹은
정강이뼈
서까래 찬바람
마른 그늘에서 말려라
곰팡내 나는 인생
그 말씀 잊고 살았구나
갯물에 아리다하시네
내가 다 갉아먹은
엄지손톱
아내가 밤새워 고아준
곰국 한 냄비
돌아앉아 눈물로 간을 맞추네
부산 출생. 『문학예술』 신인상 시 부문 수상으로 등단. 축정문학동인회 고문, 알바트로스시낭송문학회원. 현 (주)어드벤택 연구실장.
이동구 시인의 이 시는 한마디로 화자가 어머니께 대해 갖고 있는 뼈아픈 자책에 다름 아니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이 시는 단순 명료하면서도 현대시가 실없이 난해한 시들과는 대조적으로 쉽게 읽혀지는 가편의 시이다.
이 시를 읽노라면 머지 않아 다가오는 `어버이날’이 새삼 되뇌여진다. 요즘 세태가 변하고 무너져서 본디의 효를 잃어가고 있는가 하면 즉물적이고 천대하는 풍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서 `어머니의 청어’는 화자의 애절한 사모곡이다.
`내가 다 갉아먹은/ 정강이뼈’ 뿐만 아니라 `내가 다 갉아먹은/ 엄지손톱’ 이 모두가 화자의 탓이라는 자성과 자책이 간결하게 잘 표출되고 있다. 이 시의 절창은 4연 중 마지막 연에 결집되어 있다. `곰국 한 냄비/돌아앉아 눈물로 간을 맞추네’의 종결구는 어머니의 깊은 모정과 자식의 애절한 회안이 눈물겹기까지 하다.
이일기 시인 계간`문학예술’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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