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누구나 이룰 수 있다
<대구논단> 누구나 이룰 수 있다
  • 승인 2009.01.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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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각 지자체마다 그 지방 출신 인물 자랑이 한창이다. 역사적인 인물은 생가가 보존되고 설화 속의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기념관이 들어서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인물들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양군(英陽郡)이 자랑하는 정부인 안동 장씨(貞夫人 安東 張氏)도 마찬가지이다. 시가인 입암면 두들 마을에는 `정부인 장씨 공덕비’를 비롯하여 그의 가계(家系)와 저서인 `음시디미방’을 소개하는 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는 새로 주차장을 단장해 두고 있다.

정부인 장씨는 조선 중기 사람으로서 문장과 덕행이 뛰어났으며 자녀 교육에 귀감을 보인 분이다. 특히 조선 시대 음식 문화는 몰론 당시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는 책 `음식디미방’, 일명 `규곤시의방(閨?是議方)’을 저술함으로써 훌륭한 어머니로서는 물론 저술가로서도 추앙을 받고 있다.

그리하여 문화관광부에 의해 1999년 11월의 문화 인물로 지정되어 관련 학계에 널리 재조명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작가 이문열(李文烈)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으로 더욱 널리 알려지고 있다.
정부인 장씨는 1598년(선조 31년) 안동 서후면 금계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참봉(參奉)을 지내고 향리에서 후학을 가르쳤던 성리학자 경당(敬堂) 장흥효(張興孝)이고, 어머니는 첨지(僉知) 권사온(權士溫)의 딸이다.

아버지 장흥효는 학봉 김성일(鶴峰 金誠一)로 부터 퇴계 학통을 이어받은 선비였는데, 장씨는 아버지로부터 자애로운 사랑을 받으며 무남독녀로서 귀하게 자라났다. 19세에 역시 퇴계 학통을 이어받은 선비인 재령 이씨(載寧 李氏) 석계(石溪) 이시명(李時明)의 계실(繼室)이 되었다. 당시 이시명은 아버지 장흥효의 제자였다. 이시명이 상처를 하게 되자 장흥효가 선뜻 딸을 내어놓은 것이었다.

장흥효는 둘레 사람들이 딸을 계실로 보낸다고 걱정하였으나 사위의 인품이 훌륭하였으므로 개의치 않고 기꺼이 시집보내었던 것이다. 장씨 부인이 이시명에게 시집을 갔을 때 전실(前室) 소생으로 1남 1녀가 있었다. 장씨 부인은 이시명 사이에서 6남 2녀를 두었다. 장씨 부인은 전실 소생을 포함하여 모두 7남 3녀를 훌륭하게 길러내었다. 전실 소생이라 하여 조금도 차별하지 아니 하였다.

그 후 만년에 셋째 아들 갈암 이현일(葛庵 李玄逸)이 이조판서를 지냈으므로, 나라에서는 장씨에게 정부인의 품계를 내렸다. 그리하여 그때부터 정부인으로 불리게 되었다. 부인은 매우 부지런하여 무슨 일에나 열심이었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익히려고 애를 썼다. 어릴 때에 아버지로부터 당시 군자의 입문서인 `소학(小學)’을 비롯하여 `사서삼경(四書三經)’에 이르기까지 여러 책을 배웠는데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몇 번이고 다시 읽고 그래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버지께 많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부인은 또한 성품이 매우 자애로웠다. 흉년이 들면 굶는 사람이 없도록 곡식을 풀었기에 사방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집 안팎을 메우는 바람에 대문으로 잘 드나들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솥을 마당에 걸어 놓고 밥을 지어 굶주린 사람들을 구휼하였는데 은혜를 입은 사람들은 `마님, 부디 만수무강하옵소서. 우리가 죽어 귀신이 되어도 이 은덕을 한 번 갚기 소원입니다.’하며 축원하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남편과도 법도를 엄히 지켜 `상경여빈(相敬如賓)’의 예를 갖추었다고 한다. 즉 서로 손님처럼 존대 말을 쓰며 공경하였으며, 나아가 학문의 동지로서 서로 공경하면서 토론하였다. 그리하여 `동방의 맹모’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정부인 장씨는 당시 남성 위주의 사회에 여자의 몸으로서도 훌륭한 덕행과 깊은 학문으로 만세에 칭송 받는 훌륭한 인물이 된 것이다. 이러한 분이 우리 둘레 계셨다는 것은 훌륭한 정신적 자산으로서 여간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우리도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이룰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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