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약제 ‘작약’
사라져가는 약제 ‘작약’
  • 김종렬
  • 승인 2014.10.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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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작약-백작약, 성질·효능이 정반대
‘동의보감 작약’ 자연서 구하기 어려워
약제 복원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돼야
양승엽 대구 인제한의원 원장
양승엽 대구 인제한의원 원장
요즘 방송이나 언론을 접해보면 자연산이 인공재배나 양식보다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 말은 옳은 말이다. 심지어는 횟집에 가서 회를 사먹더라도 자연산이라 하면 양식보다 가격도 더 비싸고 효능이나 맛도 더 좋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주변의 시골 5일장 등에서 자연산 약재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자연산 약재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부 약제는 거의멸종 상태여서 구경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왜이런가? 요즘은 보기 힘든 약제인 작약에 관해 살펴보자.

동의보감 원문내용을 생산적 관점에서 요약하면 작약은 채취해 볕에 건조시켜야 약효가 더 좋아진다. 태양초가 몸에 좋은 것처럼 벌크(인공건조기)에 말린 작약, 즉 벌크작약은 효과가 못하다. 또한 자연산, 즉 ‘산에서 저절로 자란 것(상품)’이 약효가 우수하다.

게다가 동의보감 원문에는 ‘집 근처의 거름 준 흙에서 키운 것은 약으로 쓰지 않는다’ 했으므로 요즘 생산되는 작약과는 약효에서 차이가 많다. 또한 작약은 꽃이 붉고 홑잎인 것(상품)이 약효가 우수하므로 좋은 종자를 선별해 약제로 써야 한다.

동의보감 원문내용을 효능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적작약은 몸의 몰린 기운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각종 염증성질환이나 피부가 가렵고 허는 병, 즉 헌데(건선이나 아토피 같은 난치성피부질환) 치료와 기운이 몰린데 쓴다.

백작약은 몸의 기운이 부족한 것을 도와주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보약이라고 하는 처방에 쓰인다. 일반적으로 작약이라 하면 그 개념이 모호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한의사를 통해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원전에 따라 적작약과 백작약이 바르게 처방되어져야 한다.

또한 작약은 일반적으로는 찹쌀로 만든 술로 볶아서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배변 후 뒤가 무직한 환자에게는 볶아서 쓰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한의학을 과학화한다는 모 제약사는 신문이나 홈쇼핑방송을 통해 약도 아닌 식품을 마치 약인 것처럼 소비자가 혼동하도록 동의보감 원전을 거론해가며 건강기능식품으로 함부로 백작약을 넣어 쓰고 있다. 이로 인한 부작용에 관한 문제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1970년대까지 풀로 된 약은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1980년대 이후부터 점차 가정의 연료가 나무에서 석유나 가스 같은 화석연료로 바뀜에 따라 점차 산에 나무가 무성해 졌고 적절한 간벌이 이뤄지지 않아 30여년이 지난 지금 풀로 된 약은 뿌리도 내리지 못하고 나무와의 생존경쟁에 밀려 점차 멸종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동의보감 작약’도 자연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 ‘동의보감 작약’뿐만 아니라 약으로 쓰이는 풀 267종 중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지경이다. 이런 이유로 자연산 약재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래서야 한의학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약초와 농산물 전체를 담당하는 농식품부 전담공무원은 6급 1명에 그치고 있다니 한심한 일이다.

그러므로 국가에서도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하루빨리 약제 복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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