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치료제로 맞춤형 암치료시대 열렸다
표적치료제로 맞춤형 암치료시대 열렸다
  • 김종렬
  • 승인 2014.10.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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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표적에만 약물 전달

백혈병·폐암·유방암 등

완치율·생존 기간 향상 ‘효과’

특이 유형에만 반응 등 ‘단점’
/news/photo/first/201410/img_145343_1.jpg"혈종-강병욱교수/news/photo/first/201410/img_145343_1.jpg"
칠곡경북대병원 강병욱 교수는 “아직까지 표적치료제는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적절히 선정된 환자들에게는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약제로서 미래 항암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상복부 통증으로 근처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A(55·대구 북구)씨는 큰 병원에서 항암치료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인근 상급종합병원을 응급실을 찾았다. A씨는 진료과정에서 혈액검사, 상부 위장관 내시경, 복부 컴퓨터 단층 촬영술(CT) 등의 검사를 받고 위암과 간의 다발성 전이가 발견돼 이후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치료제와 함께 ‘허셉틴’이라는 표적치료제를 투여받았다. A씨는 치료 후 현재까지 1년 동안 암의 합병증이나 치료의 부작용없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암의 70% 이상이 전체적으로 축소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 칠곡경북대병원에서 표적치료제를 시행 받은 후 성공적인 치료 경과를 보이고 있는 환자의 대표적인 사례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와 같은 특정 표적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일종의 정밀 타격기술이다. 암의 발생 및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표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로서 대표적인 예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다.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특정 유전자가 병의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이 발암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치료제(글리벡)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고 완치율을 현저히 증가시키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종양·혈액암센터(혈액종양내과) 강병욱 교수는 “최근까지 항암 치료는 비선택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했기 때문에 정상 세포까지도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약물 치료와 그에 따른 골수 억제 작용으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감소하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입안에 궤양이 생기는 등 정상 세포를 공격해 생기는 부작용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분자 생물학의 발달과 암세포 각각의 특성에 대한 더 많은 이해와 더불어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적게 주면서 암세포의 특정 부위에만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표적치료제’들이 이미 환자들에게 사용되거나 시판을 앞두고 임상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글리벡’과 함께 표적 치료제의 또 다른 대표적인 약제로 ‘이레사’와 ‘허셉틴’ 등을 꼽고 있다.

‘이레사’는 전이성 폐암의 치료제다. 폐암은 유전자 변이에 따른 표적 치료제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다. 이레사 외에도 타세바, 잴코리 등이 전이성 폐암의 표적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저항성을 억제할 수 있는 3세대 치료제가 개발돼 실제 임상 환자에 적용되고 있다.

‘허셉틴’은 유방암 치료제로 침윤성 유방암 환자의 약 20~25%에서 나타나는 성장인자 수용체 유형이라는 유전자의 과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욱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18~36개월이지만 허셉틴으로 치료한 환자들은 5년 생존율이 81~84%에 달할 정도로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면서 “최근에는 그 효과가 입중돼 전이성 위암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비뇨기암, 피부암 등 불치병으로 인식됐던 희귀 암종에서까지 유전자 이상이 속속 규명되고 있어 표적 치료제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표적치료제들도 개발 당시에 기적의 항암제로 표현됐으나 단점도 있다. 강병욱 교수는 4가지를 단점으로 꼽았다. 첫째, 특정 암에 대한 선택성을 높인 항암제로 특정 유형을 가진 소수의 암 환자에게만 반응한다. 그러므로 표적이 되는 특이유전자 변이를 동반하는 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만 사용된다. 둘째, 단독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와 같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오심, 구토, 설사, 발열, 구내염, 기력저하, 쇠약감, 탈모, 골수억제 등)을 경험하게 된다. 셋째, 이들 표적치료제들은 신약이기 때문에 높은 약값이 부담이다. 최근에 많은 표적치료제들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약제도 있지만 일부 표적치료제는 기존의 항암제들에 비해서 10~20배 비싸다. 넷째, 장기적인 투약이 필요하다.

표적치료제는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맞춤형 암 치료시대로의 발전에 기여하는 분야다. 기존 개인의 특성과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항암치료를 하던 종전 방식과는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특성에 맞는 약과 치료법을 선택하게 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는 생물학과 유전학의 발달로 환자 개개인의 차이를 유전자 단위까지 분석하는 것이 일반화 됐기 때문에 가능하게 됐다.

강병욱 교수는 “아직까지 표적치료제는 모든 환자에게 표적치료제의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적절히 선정된 환자들에게는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약제로서 미래의 항암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재 이러한 새로 개발된 표적 치료제의 많은 임상시험이 준비 중에 있거나 진행 중에 있어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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