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의 애환과 고민 털어놓고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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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홍
  • 승인 2014.10.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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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단체 ‘광대’ 계명대서

비밀전시회-나만 아는 이야기

취업 걱정·군대·연애 문제 등

저마다의 속사정 엽서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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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쉽게 꺼내지 못했던 고민이나 비밀들을 적어 매단 비밀엽서 전시회 ‘나만 아는 이야기’가 열렸다. 박현수기자love4evermn@idaegu.co.kr
‘나이는 계속 먹고, 취업 걱정은 되고, 부모님은 더욱 연로해지시고…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씩씩하게 학교에 다니지만, 나에겐 맞지 않는 것 같다. 부모님께 말하기가 쉽지 않다.’

‘동아리에 좋아하는 선배가 있는데, 이제 곧 군대에 가셔서 너무 슬프네요. 3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두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요.’

‘우린 CC(캠퍼스 커플)입니다. 1년 조금 지났어요. 사실 우린 여여(여자-여자) 커플.’

27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2층 정보서비스센터 입구에 고민을 안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모였다.

대구·경북지역 대학생으로 꾸려진 대구 문화기획단체 ‘광대’가 기획한 ‘비밀 전시회-나만 아는 이야기’다. 이날 이곳에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청년들의 속사정을 담은 비밀 엽서 60여개가 유리벽에 붙어졌다.

익명으로 쓴 엽서에는 대학생이 느끼고 있는 취업이나 군대, 연애 등에 대한 지치고 힘든 또는 애틋한 감정이 진솔하게 적혀있었다.

“영이 오빠, 한때 오빠를 좋아했는데 나한테 관심도 없더라? 그래서 관뒀다! 흥!”이라는 장난스러운 내용도 있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 우규희(여·24·A대학 경영정보학과 4학년)씨는 “나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힐링이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광대의 ‘비밀 전시회’는 지난 9월 한달 동안 도서관에서 대학생들에게 고민을 적을 엽서를 나눠주고, 수거함에 모았다.

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김보배(여·24) 광대 대표는 “비밀은 가볍거나 무겁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비밀 엽서를 통해 솔직한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수많은 비밀 엽서와 함께 전시된 자신의 엽서를 알아보는 처음이자 마지막 관객은 자기 자신 뿐”이라며 “이 전시회를 통해 많은 대학생이 정신적 공유와 함께 힐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이미 대구대·대구가톨릭대·영남대학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진행된 바 있다.

광대가 선보인 이 전시회는 미국의 한 예술가 프랭크워렌의 예술 작업이었던 ‘포스트 시크릿(Post Secret)’을 재해석한 프로젝트다. 익명의 비밀엽서를 공공장소에 뿌려놓으면서 시작된 이 작업은 미국정신건강협회로부터 자살 방지를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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