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지속적으로 작고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시리즈다. 그동안 2006년 장석수, 2008년 박현기, 2011년 김수명, 2012년 박광호 선생의 작품전 등 대구는 물론 한국의 근현대 화단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해왔다. 올해는 1970년대 지역 예술행정에 투신했던 고(故) 서석규 선생의 작품을 소개한다.
서석규 선생은 해방과 한국전쟁과 같은 근현대의 사회적 정치적 변혁기를 겪은 세대로 자립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았다. 1973년부터 1986년까지 한국미협 경북지부장과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경북·대구지부장을 역임하면서 지방문화를 변혁하는데 노력한 인물이다.
또 예총의 문예진흥금의 지방 환원을 위해 투쟁하는 한편, 대구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위해서 민간차원의 건립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도전(경북도미술대전)을 만들어 지방인재 발굴에도 힘쓰는 등 문화계의 행정가라는 별칭으로 ‘문화도지사’로 불리기도 했다.
선생의 작품세계는 초기에는 아카데믹한 기법을 기초로 한 인물묘사에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며, 1940년대부터 여러 점의 자화상을 남겼다. 한국전쟁 후 1950년대에는 피폐해진 전쟁의 참상과 인간성 상실을 담은 작품 ‘귀로’(1950년),‘귀가’(1951년), ‘판자촌’(1957년, 국립현대미술관소장)을 남겼다.
어머니를 일찍 여위고 고학으로 학교를 다니며 자수성가한 작가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작품 ‘향수’, ‘귀로’ 등의 시리즈에서 은유적이고 시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바다와 산을 즐겨 그렸는데, 산풍경이나 해경에는 단순한 화면구성과 감성적인 색조가 나타난다.
또한 그는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시도해 1950년대부터 추상화를 제작했고, 후기에는 과감한 생략과 과장을 시도한 비구상적인 풍경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053)606-6136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