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내면 풍성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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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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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양희은, 8년만에 정규앨범 발매

데뷔 44년차…새로운 도전

리메이크 곡 포함 12곡 수록

날 선 포크 아닌 재즈 느낌

후배 뮤지션들과 싱글 작업

“최선 다해 마무리 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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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친구들은 저를 노래를 잘하는 웃기는 아줌마로 안다고 하더라고요. 가수가 가수로서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방법은 역시 노래밖에 없는 것 같아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IFC몰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정규 앨범 ‘2014 양희은’ 쇼케이스에서 양희은(62)은 “이번 앨범은 이제 조금 기지개를 켠다는 의미도 있고,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를 잘 하자라는 뜻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희은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인 음반에는 모두 12곡이 수록됐다. ‘원조 한류 스타’ 김시스터즈의 ‘김치 깍두기’를 리메이크한 한 곡을 제외하면 모두 신곡이다. “모두 좋아하는 노래”인 만큼 특별한 타이틀 곡은 없다.

양희은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전체적인 사운드는 기존의 날 선 포크가 아닌 여유로운 재즈 느낌이 묻어난다. 이를 두고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그의 목소리가 나이 들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아량과 관조가 지배하는, 이끼와 손때 묻은 인간적인 목소리로 영글었다”고 평가했다.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만든 강승원이 ‘당신 생각’을 함께 불렀고, 그의 동생 양희경이 ‘넌 아직 예뻐’라는 노래를 피처링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고맙다고 말하는 ‘당신 생각’과 동생과 함께 애틋한 화음으로 “아 좋은 시절 다 갔네 하지만 넌 예뻐”라고 읊조리는 ‘넌 아직 예뻐’는 마치 실제 그의 고백처럼 들린다.

스윙 재즈 리듬을 기반으로 하는 포크 곡인 ‘나영이네 냉장고’는 방송인 김나영의 책 ‘마음에 들어’에서 영감을 받아 가사를 써내려갔다. 김나영과 바버렛츠가 피처링했고, 양희은 평생 처음 만든 뮤직비디오는 개그우먼 송은이가 감독을 맡았다.

양희은은 “집에서 나와 낯선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기진 마음으로 애쓰는 모든 이에게 이 노래를 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뮤직비디오가 너무 웃기다. 촬영도 너무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여기에 한동준, 이한철, 지근식, 김한년, 육중완(장미여관) 등 많은 유명 뮤지션들이 앨범에 힘을 보탰다. 양희은은 일부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양희은은 ‘우람한’ 체격과 외모의 육중완에 대해 “우리는 외모에 참 많이 속는다. 그의 눈빛을 보면 그렇지 않다. 굉장히 해맑다. 그가 부르고 연주한 노래를 처음 듣고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영혼이 맑다”라고 극찬했다.

유일한 리메이크곡인 ‘김치 깍두기’에 대해서 그는 “제가 국민학교 때 들었던 노래다. 옛날 노래 한 곡을 리메이크 해야겠다 싶었을 때 단연 이 노래가 떠올랐다”면서 “지구별 어디서라도 김치 깍두기가 있으면 정신도 차리고 기운도 낼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잠시 음식 이야기가 나오자 “건강해야 하는 식탁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높이더니 ‘김치 깍두기’와 ‘막걸리’에 대해 “두 곡은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내 나름의 사랑을 표현했다”고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앨범 재킷은 최근 전시회를 가진 그의 어머니 작품이라서 더욱 뜻깊다. 양희은은 “엄마의 작품을 더욱 오래 갖고 싶었다. 또 많은 공과 시간이 들어간 작품으로서 쉽게 모사할 수 없는 것이지 않나. 내 작업도 그렇게 많은 공과 시간을 들였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쇼케이스는 그의 ‘절친’인 후배 박미선이 사회를 보고, 강승원과 양희경이 무대에 올라 양희은과 함께 공연을 꾸몄다. 양희은은 동생이 무대에 서자 “나이 들어가는데 여자 형제가 있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며 애정을 보였다.

양희은의 서강대 후배이기도 한 강승원은 “학창 시절 제 쪽에서만 양희은을 알았다. 어릴 때 되게 좋아하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여가수였다”면서 “대학 시절 ‘나중에 저런 여자랑 연애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진짜 좋아했었다. 지금은…편안하시다(웃음)”라고 돌아봤다.

선배의 무대를 축하하고자 참석한 가수 김장훈은 양희은이 무명시절 자신을 공연 게스트로 세워 도운 일화를 소개하며 “선배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정말 젊은 앨범이고 10대부터 장년층까지 들을 수 있는 앨범인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양희은은 이번 정규 앨범과 별개로 싱글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미 윤종신, 이적 등 쟁쟁한 후배 뮤지션들과 함께한 싱글이 발매돼 호평을 받았고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싱글곡들도 따로 앨범으로 발매된다.

양희은은 “한 번에 두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는 나이가 들었고 신선한 발상이 부족하니 젊은 후배들과 함께하면 기를 받는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연하를 좋아하게 되나 보다(웃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희은은 12월에는 콘서트도 개최한다. 그는 젊은 가수들이 득세하는 가요 시장의 분위기를 염두에 둔 듯 “꼭 내가 의도한 대로 세상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담담히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 앨범이라 생각하고 이번 음반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롭게 도전해 보았으니 데뷔 44년차 가수의 음반을 꼭 들어봐 주세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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