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의 두 얼굴
실업률의 두 얼굴
  • 승인 2014.11.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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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민 노사발전재단 선임연구원
남지민 노사발전재단 선임연구원
누구나 평소 발표되는 우리나라의 실업률 지표를 보면서 한 번쯤은 의아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는 소위 말하는 취준생, 공시생, 취포생, 경단녀, 사오정, 이태백들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데, 매번 발표되는 취업률은 3%대 초반으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이기 때문이다. 뭔가 정부의 실업률 공식통계가 우리가 체감하는 실업률 수치와는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은 분명한 듯 보였다.

이처럼 실업통계가 노동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1월 12일 통계청은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고용보조지표’를 함께 발표하였다. 고용보조지표란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못한 노동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실업자 정의를 ‘사실상 실업상태’인 사람까지 확대한 개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의 실업자 외에도 일하기를 희망해 고용시장에 진입 가능한 사람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지난해 10월 국제노동기구가 새로운 국제기준을 마련한 뒤 우리나라가 최초로 발표한 지표라고 한다.

통계청이 같은 날 공식 발표한 10월 공식 실업률은 3.2%이다. 여기에서 실업자란 지난 1주일간 일을 하지 않았고, 일자리가 있다면 일을 할 수 있고,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사람을 뜻한다.

문제는 이렇게 실업자 수를 파악하면 ‘불완전취업’을 파악하지 못해 실업률이 과소측정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령 현재 취업을 하지 못하였고 취업을 간절히 원하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이들은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니거나 공부를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기업의 채용공고가 나기를 기다리는데, 이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서 실업자가 아니다. 또 어떤 일자리라도 구해야겠다는 간절함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에도 현재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실업자 통계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공식 실업률에는 그 기준의 엄격함으로 인해 사실상 많은 실업자들을 제외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발표된 새로운 고용보조지표에 의하면 우리의 실업률은 훨씬 높아진다.

고용보조지표에서 새롭게 실업자로 간주 된 사람은 두 종류인데, 먼저 ‘시간관련 추가취업 가능자’이다. 이들은 주당 36시간 미만 일하면서 좀 더 나은 직장으로 추가취업을 희망하고 추가취업이 가능한 사람이다. 또 하나는 ‘잠재경제활동인구’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지난주에 갑자기 아프거나 육아·가사·가족일 등으로 취직을 했어도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잠재취업가능자)과 지난주 일이 주어졌으면 일할 수 있었지만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잠재구직자)이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취업을 준비하면서 단기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이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사람, 출산과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지만 다시 일하기를 희망하는 경력단절여성들이 모두 실업자에 포함되게 된다.

이처럼 공식적인 실업자(85만 8천명) 이외에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31만 3천명), 잠재취업가능자(4만3천명), 잠재구직자(166만 1천명)까지 모두 합하면 실업률은 공식취업률의 3배가 넘는 10.1%에 달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체감실업률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 것이다.

이번 고용보조지표 발표는 그동안의 실업률이 우리의 고용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점을 다소나마 해소해 줄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만큼 지표가 보여주는 우리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취업 희망자나 잠재적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일자리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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