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은퇴·월드컵 부진·‘삼성 왕조’ 탄생에 팬들 울고 웃고
김연아 은퇴·월드컵 부진·‘삼성 왕조’ 탄생에 팬들 울고 웃고
  • 승인 2014.12.25 15: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육기자 선정 '2014년 스포츠 10대 뉴스'
/news/photo/first/201412/img_151362_1.jpg"류중일감독헹가래/news/photo/first/201412/img_151362_1.jpg"
지난 11월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넥센에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류중일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은퇴 무대였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판정 논란 속에 대회 2연패를 이루지 못하고 은메달에 머문 것이 올해 한국 스포츠계 최고의 뉴스로 뽑혔다.

연합뉴스가 대구신문을 비롯해 신문·방송 등 전국 주요 언론사의 스포츠 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2014년 스포츠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설문조사 결과 은퇴한 김연아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 등 올 한해동안 국내외 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와 팀 들이 10대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1.‘피겨 여왕’의 마지막 무대는 우아했지만, 씁쓸했다.

김연아는 2월 20∼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흠 잡을 데 없는 특유의 우아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올림픽 2연패의 금자탑과 함께 김연아와 작별할 준비를 하던 팬들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결과가 펼쳐졌다.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224.59점을 받아 김연아(219.11점)를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판정이었다. 많은 외신도 ‘스캔들’이라는 표현까지 곁들여 비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도 국제연맹에 제소하는 등 항의의 움직임에 나섰으나 이미 심판진이 채점한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2.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조별리그 무승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신예 홍명보 감독이 본선을 1년 앞두고 대표팀을 떠맡아 조직력을 급조하느라 고생했다.

홍 감독은 전열을 좁힌 뒤 압박수비에 중점을 두다가 역습에 나서는 ‘한국형 콤팩트 축구’를 선언했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로 비긴 뒤 아프리카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2-4로 완패했다.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는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안았으나 0-1로 패배했다.

한국이 1무2패로 대회를 마감하자 국민적 실망은 바로 홍 감독의 전술실패, 선수기용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홍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 직후에 선수들과 함께 현지 술집에서 유흥한 사실이 드러나자 결국 자진사퇴했다.

협회는 독일 축구의 기대주 육성 시스템을 지휘하고 코트디부아르를 맡기도 한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3.삼성 라이온즈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라이온즈 전성시대’를 이어갔다.

삼성은 10월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1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3연패에 성공하며 이 부문 기록을 세원 삼성은 자신의 기록을 또 바꿔놨다.

11월 추운 날씨에 펼친 한국시리즈에서는 넥센 히어로즈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4승 2패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시리즈 4년 연속 우승은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수립한 최다 연속 우승 기록과 타이다. 하지만 당시 해태는 1988년만 정규시즌 승률 1위를 차지했을 뿐, 다른 3시즌에서는 승률 2위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한국시리즈는 11월 11일에 끝났다. 2011년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해 4년 연속 정상에 오른 류중일 감독은 “1이 네 개인 날 네 번째 우승을 확정했다”며 “11월 11일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감격을 표했다.

4.‘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아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2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기록으로 우승,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남녀 전 종목을 통틀어 이상화가 처음이다.

이상화는 특히 2차 레이스(37초28)와 합계 기록(74초70)에서 모두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이상화의 2연패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그는 소치올림픽을 앞둔 1년 사이에 무려 네 차례나 여자 500m 세계 신기록을 작성, 이전까지 36초94에 머물던 세계 기록을 36초36까지 끌어내린 터였다. 적수는 없었다.

이상화와 은메달리스트 올가 팟쿨리나(러시아·75초06)의 격차(0.36초)는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이상화의 완벽한 레이스에 팟쿨리나는 “마치 우사인 볼트 같았다”고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5.한국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200안타는 꿈의 기록이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한해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올 시즌 200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2명에 불과했다.

국내보다 많은 경기를 치르는 일본 리그에서도 지금까지 5명이 도합 6차례 달성한 게 전부다.

한국프로야구 33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한 시즌 200안타 고지에 오른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서건창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 2개를 추가해 201안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한국프로야구의 신기원을 열어젖힌 서건창은 무명에 가까웠던 신고선수 출신이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2008년 LG 트윈스의 신고선수로 들어갔지만, 단 한 번 타석에 서서 삼진을 당한 것이 1군 경력 전부였다.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다시 신고 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서건창은 지독한 열정으로 2012년 신인상을 받았고, 올 시즌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다.

6.‘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인천의 가을을 장식했다.

한국에서 아시안게임이 펼쳐진 것은 1986년 서울 대회,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세 번째였다. 한국은 금메달 79개, 은 71개, 동메달 84개로 종합 2위로 대회를 마쳤다.

5회 연속 종합 2위라는 목표도 달성했다.

북한도 선수단을 파견, 아시안게임 분위기를 띄웠다.

북한은 역도에서 금메달 4개를 캤고 여자축구 금메달 등을 더해 금 11개, 은 11개, 동 14개로 마무리했다. 종합 7위에 오르며 12년 만에 종합순위 ‘톱 10’에 복귀했다.

7. 김연아, 이상화 등 ‘여왕’들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됐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 국기를 달고 나선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의 일거수일투족도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2009년 무릎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고, 이후 소속팀마저 해체되면서 은퇴 위기에 놓이자 2011년 소치 올림픽 개최국인 러시아로 귀화했다.

새로운 조국에서 열린 올림픽을 통해 그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빅토르 안은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 러시아에 사상 첫 쇼트트랙 메달을 안겼고, 1,000m에서는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 500m와 5,000m 계주까지 3관왕에 올라 올림픽 통산 8번째 메달을 획득, 역대 올림픽 쇼트트랙 최다 메달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빅토르 안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12년 만의 ‘노메달’로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면서 후폭풍이 이어졌다.

8.‘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년 연속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으며 맹위를 떨쳤다.

빅리그 신인이었던 지난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류현진은 올해도 14승 7패에 평균자책점 3.38을 찍으며 이견이 없는 다저스의 제3선발로 우뚝 섰다.

부상으로 시즌 막바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으나 돌아온 포스트시즌에서는 6이닝 1자책점으로 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박수를 받았다.

부상자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등판 횟수가 지난해 30경기에서 26경기로 줄면서 지난해 192이닝에 비해 40이닝 감소한 152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9.‘아시아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33)이 올해 5월 14일 무릎 부상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어느 하나 특출난 구석 없이도 성실성 하나만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도약한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자랑이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유럽 최고의 팀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상은 한국을 넘어 ‘변방’에 머물러 있던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한국선수 첫 득점, 한국인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아시아 선수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 아시아 선수 첫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박지성이 유럽 무대에 남긴 깊은 발자취다.

박지성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놀라운 체력과 돌파를 선보이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에인트호번에 입단했다.

2005년에는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10.김효주(19·롯데)는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했을 뿐 아니라 새 역사를 썼다. 김효주는 2014년 시즌 KLPGA 투어 상금왕, 다승왕, 최저평균타수상(70.26타), 대상 등 4개 타이틀을 독식하며 절대강자 자리에 올랐다.

특히 상금 부문에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2014년 시즌 김효주가 거둬들인 상금은 총 12억898만원. 2008년 신지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상금(7억6천5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대기록이다. 지난 시즌 참가한 23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다승왕도 차지했다.

이 가운데 3승은 한국여자오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것이다.

‘메이저 퀸’ 김효주의 기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까지 이어졌다. 김효주는 9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맹위를 떨쳤다.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