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귀 ‘호강’ 공연·미술관 ‘북적북적’
눈 귀 ‘호강’ 공연·미술관 ‘북적북적’
  • 황인옥
  • 승인 2014.12.2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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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역 문화예술계 돌아보니…
딤프, 객석점유율 증가…대형작품 부재 아쉬워
재개관 대구시민회관, 고품격 클래식무대 선사
대구아트스퀘어·사진비엔날레 위상 업그레이드
이우환 미술관 사업 무산…市-문화계 불협화음
대구 문화예술계의 2014년은 공연계와 미술계 모두 평년작을 웃도는 한 해로 기록됐다. 공연분야의 양대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축제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흥행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고, 대구의 대표적인 미술 행사인 대구아트스퀘어와 대구사진비엔날레 등에 대구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만족스러운 한해를 보냈다.

◇공연계

△대구국제뮤지컬축제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축제(이하 딤프)는 7편의 공식초청작과 1편의 특별공연, 4편의 딤프 뮤지컬 시드(창작지원작), 5편의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까지 총 17편의 작품을 하루 평균 한편씩 쏟아내며 대구의 여름을 달궜다. 여기에 각종 부대행사와 이벤트도 다양하게 펼쳐내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올해 딤프가 동원한 관객수는 총 7만여 명, 관객 점유율은 71%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비해 13.8% 상승했다. 이 수치는 3년 연속 하락세였던 객석점유율을 단번에 회복하며 높아진 축제의 위상을 반영했다. 야외 부대행사에는 2만8천여명이 참여했다.

개막작인 슬로바키아의 ‘마타하리’와 폐막작인 러시아 ‘몬테크리스토’ 등 알려지지 않은 제3세계의 흥행 뮤지컬을 국내 최초로 발굴한 것도 올해 딤프의 성과로 꼽힌다. 여기에 중국 뮤지컬의 현주소를 가늠하게 한 또 다른 개막작인 ‘마마 러브 미 원스 어게인’과 프랑스 작품 ‘까당스’도 가세하며 국내 제작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의 발굴은 딤프의 ‘아트 마켓’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게 했다. 축제의 전국적인 흥행을 이끌 대형 뮤지컬의 부재와 예산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졌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오페라축제는 재단 설립후 교체된 사령탑으로 처음 개최된 축제였지만 준비시간 부족 등으로 평년 수준에 머물렀다.

‘러브 위 로스트(Love we lost)’를 주제로 열린 올해의 축제는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코모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국립오페라단이 샤를 프랑수아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극장 이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영남오페라단이 오토 니콜라이의 ‘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를, 그리고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이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무대에 올렸다.

올해의 축제가 지난해 참가팀의 변화가 없는 점, 그리고 좀 더 실험적이거나 대작 대신 대중적인 작품들로만 배치된 점 등 구성도 측면에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객석점유율은 91%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며 흥행했다. 지난해 84%를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고품격 공연장의 안착과 소극장 활성화

리모델링 후 재개관한 대구시민회관은 첫 기획 ‘아시아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성공을 시작으로 고품격 클래식 극장의 면모를 갖춘 원년으로 평가받고 있다.

‘명품 공연장 확립’을 목표로 지휘자 카렐 마크시숑이 이끄는 독일방송오케스트라, 거장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가 이끄는 모스크바방송 오케스트라 등이 함께 한 ‘명지휘자 시리즈’와 조수미, 정경화, 사라장 등이 선사한 ‘명연주자 시리즈’로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여기에 ‘천원의 행복’, ‘광장 콘서트’ 등을 시도해 클래식을 보다 쉽게 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클래식만 고집하는 프로그램 위주의 운영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역 소극장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신생 소극장인 꿈꾸는씨어터와 아트팩토리 청춘, 근대로아리소 극장 등이 전통예술, 국악, 재즈 등의 분야에 집중하며 대극장과의 차별화를 이끌었다. 결과는 소극장 활성화로 이어졌다. 다양한 그들만의 독특한 기획을 선보이며 시민들곁으로 다가가고 있는 이들 소극장들은 내년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대구미술관에서전시한중국현대작가쟝사오강작'혈연-대가족NO1'
대구미술관에서 전시한 중국현대작가 쟝사오강 작 ‘혈연-대가족 NO1’
◇미술계

△대구아트스퀘어

작품 판매 중심의 ‘대구아트페어’와 창의적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청년미술프로젝트’로 구성된 대구아트스퀘어는 지난해보다 5천 여명 증가한 3만여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으며 전국적인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아트페어에는 5개국 96개 화랑이, ‘청년미술프로젝트’에는 7개국 4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총 640여명 작가의 회화, 조작, 판화, 사진, 미디어 설치 등 양한 작품 세계를 펼치며 시민들의 관심을 끈 올해의 아트페어는 작품 판매액도 지난해보다 8억여원 증가한 28억원을 기록, 경기 불황을 무색케 하며 선전했다.

‘청년미술프로젝트’는 국내외 청년작가들 문화예술재단의 참여를 이끌어 국제적인 문화교류의 장이 됐다는 평이다. 부족한 예산 문제는 여전한 걸림돌로 남았다.

△대구사진비엔날레

관람객 동원이 과제였던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올해의 행사로 단번에 해소했다. 유료관객이 지난해보다 1만 여명 증가한 10만 4천여명을 기록하고, 시민참여전시 행사까지 포함하면 15만 여명 가까이 다녀갔다.

올해의 비엔날레는 ‘사진적 서술’이라는 주제로 세계 31개국 250여명 정상급 작가들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중남미,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진작가들의 콜라주, 비디오아트, 대형 포토그램, 라이스 페퍼에 프린트된 독특한 작품들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사진의 다양한 표현방법과 사진 원래의 정체성을 다양한 관점의 시각에서 보여 주었다.

특히 대구시민들의 웃는 얼굴을 촬영, 대구 시내 중심가 건물에 대형 걸개 사진을 전시하는 ‘소笑소笑한 행복사진관’과 대구 시내 종로일대 및 진골목에 위치한 음식점 등에 작품을 전시, 많은 시민들이 사진에 대한 친숙감을 더해 주는 ‘맛있는 사진관’, 그리고 대구의 고택, 근대골목을 탐방해 촬영하는 ‘대구근대골목 사진투어’ 등과 대구 시내 시장을 소재로 한 ‘마음열기 바라보기’전 등이 시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며 관심을 끌었다. 전시기간이 짧은 것과 대구 지역 작가들의 참여 미비 등은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대구미술관과 대구현대미술가협회

대구미술의 구심점인 대구미술관도 중국의 4대 미술가 중 1인이 ‘쟝사오강’전을 개최하며 지난해 열린 ‘쿠사마 야요이’전의 관심을 이어갔다. 쟝사오강은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가장 몸값 비싼 현대미술가로 꼽힌다. 작품 한 점이 백억원대를 훌쩍 넘는 낙찰가를 기록하는 등 중국 미술계의 ‘붐’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도 올해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봉산문화길에 갤러리 ‘space129’를 재개관하고 봉산문화거리와 갤러리, 상가를 활용한 ‘2014 현대미술축제 - 봉산아트길’을 개최하며 대구현대미술과 봉산문화거리 활성화를 주도했다.

△올해의 불협화음

올해 미술계의 가장 큰 이슈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이하 미술관) 건립사업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대구시가 “이우환 미술관 건립사업 백지화”를 공식화하면서 건립의 당위성, 예산문제 등 4년여 이상을 끌어오며 찬반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술관 건립사업이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이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지역 문화계의 내분과 이우환 화백 측의 대구시에 대한 앙금, 사업 추진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반성 등 풀어가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았다.

음악계에도 불협화음도 없지 않았다. 대구시립합창단 주관의 합창대제전에서 찬송가가 발표되면서 스님들이 퇴장하는 사태를 불러와 상임지휘자가 사표를 제출하고 교체되는 일이 발생한 것. 상임지휘자 교체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서양합창곡이 특정종교곡의 분포가 높아 여전한 불씨로 남았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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