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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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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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시인

쫓겨 와 세든 집에

나보다 몇 해 먼저 세 들어 살고 있었던가

복숭아 한 그루

슬픈 마당에 내리는 별들의 발자국같이

시린 연분홍 자국

자욱, 자욱 번지네

번지네……

번지다가 오늘밤 환 하네

내일조차 깜깜할 나도

무작정 환 해 지네

여러 해 홀로 환하였을

저것이 지는 날

비로소 열리게 될 천도(天桃)

혹은, 천도(天道)

나도 그만 여기서 져 내리고 싶네

▷▶김은령 1998년 불교문예 등단.
시집으로 ‘통조림’ ‘차경’ 있음

<해설> 연분홍으로 물들인 저 꽃이 지고나면 봉숭아가 열리겠지.
슬픈 마당이라 했으니 아마도 작가의 모습이 아닌지….
天桃 하늘나라에서 난다는 복숭아 그 꿈을 꾸는 밤 인가보다.
- 안종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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