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판에서
겨울 들판에서
  • 승인 2015.02.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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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 시인

겨울이 길다 생각하면

이미 봄은 와 있었고

봄을 좀 더 붙잡고 싶을 때

여름은 기습적으로 다가왔다

언제 여름이 끝나나 할 때

가을은 높아진 하늘로 급습해 왔다

추수가 끝난 들판처럼

모든 것들 조만간 쓸쓸해지리라

겨울 삭풍의 노래를 들어야 하리라

계절의 순환보다

내 사유와 생각의 속도보다

늘 한걸음 앞서 찾아오는 당신

눈 덮힌 들판에 홀로 서 있어도

따뜻한 입김으로 눈 녹여 길을 만들어

또 다시 푸른 초원의 길을 열어주는 당신

▷▶윤일현 ‘사람의 문학’과 ‘현대문학’ 등에 작품을 발표하고, 시집 ‘낙동강’을 출간하며 등단

<해설> 사계절이 있는 우리에게는 아마도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진다. 겨울이 길다 싶으면 이미 봄은 와 있고 봄꽃을 즐기려다 싶으면 이미 여름도 옆에서 서성이고 계절이 자주 바꾸어도 늘 바뀌지 않고 옆에서 서성이는 당신이 있으니 계절만큼이나 풍성하다.

-안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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