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한 생애, 불 꺼진다
영원한 정박인가
닻을 준다*
하얀 종이꽃들 서럽게 운다
왁자, 왁자
뚝!
어둠이 청사초롱에 불 밝힌다
다시 긴 항해 길
돛을 올린다
*내린다
▷▶정숙 경산 자인 출생. 1991년 계간지 ‘우리문학’ 1993년 ‘시와시학’ 신인상 수상. 시집 ‘신처용가’ ‘위기의 꽃’ ‘불의 눈빛’ ‘영상시집’ ‘바람다비제’와 DVD ‘유배시편’ 출간. 시극극본 ‘봄날은 간다’ ‘처용아내와 손톱 칼’ 등. 2010 1월 현대시 박물관에서 제정한 제1회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대구문학아카데미 현대시 창작반 강의. 인터넷 포엠토피아 ‘포엠스쿨 정 숙반 강의’.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
<해설> 닻의 의미는 정지이다. 닻을 내리는 것이 정박이고 닻을 올리는 것이 항해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적 요소와 정신작용인 오온의 본래 모습이 실체가 없는 공한 것이다. -안종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