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까페
겨울 까페
  • 승인 2015.03.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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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연 시인

캄캄한 새벽 6시

뜨거운 커피 한 잔

12월과 1월에만 문을 엽니다

지난밤 눈마당에는

우리 몰래 다녀갑니다하는

질서정연한 들짐승들의 발자국

아침은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고

까페주인은

사납게 몰아치는 북풍앞에

혹시 남들에게 잘못은 없었나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자동차들도

우리는 천천히 천천히 하고 지나갑니다

작은 산새들이 무리지어 날아와서

목청껏 아름다운 소리를 높이고

해바라기 마른 꽃대에 살그머니

입술을 대며 애무합니다

하얀 벌판 속에

홀로 선 눈사람이면

까페 문을 노크 하십시오

▷▶허태연 2006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대구 작가회의, 산문과시학 회원, 삶과 문학 회장.

<해설> 모든 세상 삶의 신비함이 새벽에 모여 있다. 새벽을 즐기는 사람만이 그것을 안다. 이름만 있고 실체가 없는 것이 도깨비이듯. 그러나 도깨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있다. 겨울 카페는 그런 곳이다. -안종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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