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넘아는 아침 굶었나, 주디가 닷발은 튀나왔네? 화이고, 저여자는 병원 안에서 맥고모자는 왜 쓰고 있노?
엄마는 이제 통제불능이다 내뱉고 싶은 대로 마구 내뱉고는 딴청 부린다
-까짓거, 내 맘대로 살란다 입 뒀다 머할라꼬?
자칫 싸움이라도 벌어질까 봐 혼자 다닐 땐 말조심하라고 누누이 입단속시키지만 시한폭탄처럼 불쑥불쑥 터지는 말 때문에 식겁한다 말문터진 아기처럼 아무에게나 되고마고 툭툭 내던지는 구순된 엄마의 적나라한 표현은 수위를 넘어 아슬아슬하다 그럴 때마다 옆구릴 쿡, 찌르면 엄마도 우스운지 남 일 본 듯 박장대소한다 물 가에 내놓은 애처럼 불안불안하지만
까짓거, 엄마만 괜찮으면 된 거다
▷▶황명자 경북 영양에서 태어났다. 1989년 월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으로 ‘귀단지’, ‘절대고수’가 있다.
<해설> 세월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인들의 내뱉는 한마디. 때론 아슬아슬하기까지 이르고 불안하다. 노인들의 참지 못하고 내뱉는 한마디는 인생의 구력이 녹아 있다. -안종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