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탄 자살 기도자 극적으로 구해
18일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10시 45분께 112상황실로 “만촌동 한 2층 주택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자살을 하려고 한다”는 이 모(29)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상황실은 만촌지구대로 긴급 112신고 출동 지령을 내렸고 근무 중이던 이기석(52) 경위는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며 119에도 신고했다.
때 마침 해당 주택에서 3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절도사건 탐문수사를 벌이던 도기복(41) 경사도 휴대폰 지령 메시지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신고 접수 2분만에 동시에 현장에 도착해 현관을 연 이 경위와 도 경사는 깜짝 놀랐다.
거실엔 번개탄 연기가 자욱해 앞이 보이지 않았고 유독가스 냄새도 심했다.
2명의 경찰관은 연기 및 냄새와 싸우며 2개의 번개탄에 불을 피워놓은 채 거실에 쓰러져 있던 김 모(29)씨를 발견, 현관 밖으로 옮겼다. 김씨의 상태를 확인해보니 전혀 의식이 없었다. 도 경사는 급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수십차례에 걸쳐 심폐소생술을 하던 중 김씨는 “헉” 소리와 함께 조금씩 의식을 찾았다. 이때 119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 호흡과 심장박동을 체크하고 김씨를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했다.
경찰관들은 신분증 등을 찾아 김씨의 신원과 함께 어머니의 연락처를 확보, 이 사실을 알렸다.
이어 화재 및 도난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한 뒤 이송된 병원으로 찾아가 김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업무에 복구했다.
의료진과 119 구조대원들로부터 “조금만 늦게 발견됐더라도 목숨을 잃을 뻔 했지만 신속한 심폐소생술 덕분에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했다.
이기석 경위는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가족들의 고맙다는 말에 보람과 함께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 발생 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도기복 경사는 “소중한 목숨을 건진 만큼 김씨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제2의 삶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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