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부경찰서
절도범에 압수한 물건
주인 찾아주기 나서
절도범에 압수한 물건
주인 찾아주기 나서
수사지원팀 옆 복도 바닥에 손때가 고스란히 묻은 충전드릴, 철근절단기, 용접기, 엔진톱, 그라인드 등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건설 공구 1천여점이 전시됐다.
전시된 공구는 지난 3일 2년여동안 대구의 공사 현장과 건설 자재 도소매점 등에서 건설 공구를 훔친 혐의(상습 절도)로 구속된 L(45)씨의 사무실에서 나온 것들이다.
수거된 공구 중에서는 코아드릴, 고압세척기 등 200만원 정도로 값비싼 공구들도 꽤 차지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공구를 잃어버린 주인을 기다리며 2주일 넘게 보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찾아간 공구는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경찰이 회사명 등을 보고 역추적해 물건을 찾아주거나 주인이 직접 찾아간 공구는 현재까지 300여점 정도다. 공구를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어디서 찾아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공구를 잃어버린 사람들 중에서는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건설공구를 잃어버리고 며칠 동안 일을 하지 못하고 급하게 새 공구를 구입해야했거나 형편이 되지 않아 다른 동료들의 공구를 빌려 근근히 생활한 경우도 많았다.
공구를 찾으러 온 노동자들은 대부분 손에 익은 자신의 공구를 한눈에 알아봤다. 또 공구에 이름이나 자신만이 아는 표시를 해둬 쉽게 찾기도 했다.
방봉욱 중부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장은 “피해자가 설명하는 표시 등을 확인해 일치되는 물건을 찾아 돌려주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공구가 없어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걱정스럽다. 물건들이 빨리 제 주인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대한 다음달까지 공구 주인을 찾기 위해 노력할 참이다. 이후에는 복도 공간이 비좁고 계속 방치해둘 수 없어, 공개 처분할 계획이며 처분한 돈은 국고로 환수된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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