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홍보 ‘두 토끼’ 노리는 위장막
보안·홍보 ‘두 토끼’ 노리는 위장막
  • 손선우
  • 승인 2015.05.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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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전 노출 방지 효과
주요부위에 패널 덧대 위장
마케팅 도구 활용도
현기차, 테스트카 도심운행
차량 위장막
디자인 보안을 위해 차량에 입힌 위장막은 출시가 임박한 시점부터 ‘마케팅 도구’로 변신한다. 호랑이 무늬 위장막이 둘러쳐진 기아차의 ‘올 뉴 쏘렌토’가 서울 시내를 달리고 있다.

위장막으로 가려진 채 달리는 차량의 모습은 익숙하기도 하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출시를 앞둔 차량에 보일듯 말듯한 위장막을 입혀 자동차 애호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투박한 천을 뒤집어 쓴 이 모습 뒤에 신차의 정체를 최대한 숨기려는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도로 운행 등에서 운전자들 눈길을 잡기 위해서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디자인 스케치가 공개되면 업체들은 이제 ‘의도적 노출’을 위해 자동차에 위장막을 씌운다. 디자인 보안 차원의 위장막이 출시가 임박한 시점부턴 ‘마케팅 도구’로 변신한다.

신차 디자인 보안이 중요해지면서 이처럼 위장막이 사전 노출을 막기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 궁금증을 유발하는 ‘티저(내용을 일부 감춰 약 올리듯 호기심을 유발하는 기법) 광고’ 도구로도 쓰인다. 통상 개발중인 자동차에 입히는 위장막도 브랜드별로 개성을 입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신차 출시 전 품질 점검을 하기 위해 도로 주행을 한다. 주행 성능 시험장에선 다양한 기후, 도로 환경을 재현해 테스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위장막이다. 자동차 전체, 혹은 특징적 부분에 위장막을 씌워 디자인 유출을 막는 것이다. 매번 ‘스파이샷’(해당 차량을 몰래 찍은 사진)에 찍히지만, 구체적 모양은 그래도 감출 수 있다. 위장막은 주요 부위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차체에 씌우는데, 주로 검정색 천을 두르고 갖가지 모양의 보형물을 덧대 차체에 구현된 선과 면을 가리는 게 일반적이다. 주로 보닛, 범퍼, 도어, 트렁크에 덮으며 개발 과정 및 변경 정도에 따라 노출 범위를 달리 설정한다.

하지만 주행에 반드시 필요한 등화류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의 촘촘한 그물로 처리하거나 엉뚱한 그래픽의 특수 스티커를 부착해 위장한다. 그러나 점등 모양과 밝기로 어떤 품목을 적용하는 지 알 수 있어 정도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주간주행등이 의무화된 지역이 많아지면서 위장막 속 램프 구성에 대한 예상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위장막 대신 기하학적인 무늬의 필름을 부착하는 경우도 있다. 차체 모서리와 각 패널 간 경계가 희미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보안 정도에 따라서 차체를 부풀린 모양의 특수 패널을 부착하기도 한다.

이런 위장막 자동차는 간혹 마케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현대기아차는 2세대 투싼과 3세대 쏘렌토 공개 직전 홍보 문구와 패턴을 적용한 테스트카를 도심 일대에서 운행해 관심을 모았다. 재규어, 벤츠를 비롯한 해외 완성차 회사도 외부 패널 속 철판을 그대로 드러내는가 하면 별도의 색상을 칠해 주목을 끈다.

이처럼 위장막을 활용하는 이유는 점차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어서다. 자동차들의 성능 및 품질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로 디자인이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신차 디자인은 공개 시기와 형태에 따라 소비자들의 반응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주행시험차의 위장막을 벗겨 사진을 찍거나 유출시키면 고의성 여부에 따라 영업비밀 유포로 형사처벌 될 수도 있다.

손선우기자 sunwo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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