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축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대구축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 승인 2009.01.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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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명품축제에 목이 말라 있다. 이런 예가 있다. 강원도 화천은 지난해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산천어축제를 열었더니 130만 명이 모여 들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450억 원이었다.

인구 2만3천700명의 소도시에서 지역주민을 먹여 살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일본의 삿포로 눈꽃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와 함께 아시아 3대축제의 하나로 자리집고 있다. 이 정도는 되어야 명품축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며칠 전에 나온 문화체육관광부의 `2008년 전국 시·도별 축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지원하는 지역축제는 모두 934개나 된다. 경북도내 23개 시·군이 직접 주최하는 축제는 60여 개. 여기에 각종 단체들이 마련하는 크고 작은 축제를 합치면 116개나 된다. 대구시도 지난해 25개의 다양한 축제를 열었다.

각 구·군청에서 경쟁적으로 수많은 축제를 열었지만 그 축제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일부 축제는 수억 원의 예산을 쓰고도 `일회성 축제’에 그치거나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공무원 축제’로 전락하거나 주최 측끼리의 동네잔치로 끝나는 일이 많았다. 대구시내에서 그 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그런 축제가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상당수다.

모 구청 관계자가 고백했듯이 1995년 지자제 부활 이후 지자체를 홍보하기위한 명목으로 다양한 축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축제가 난립하자 문화관광부는 특색 있는 지역축제를 선정, 지원키로 하고 대구시에 `3개의 축제를 추천’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자신 있게 천거할 축제가 없어서 중구청의 `약령시한방문화축제’만을 추천했고 그 결과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54개의 지역축제 중에 약령축제는`최우수, 우수, 유망, 예비’로 나뉘는 등급에서 `예비’로 뽑히는 수모를 당했다.

문화관광부 축제 담당자의 대구시에 대한 평은 새겨 들을만하다. 즉 “대구시는 축제를 홍보의 수단으로만 생각한 채 `선심성 예산’만 쓰고 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축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비슷하거나 실효성 없는 축제는 통폐합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잘 만든 축제가 지역경제를 화끈하게 일으킨 예는 많다. 화천 산천어축제 외, 보령 머드축제, 함평 나비축제가 그 본보기다. 축제는 전통과 지역특수성과 풍습을 바탕으로 볼거리 먹을거리 놀 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해야 많은 사람을 끌어 들일 수 있다.

연예인을 불러 노래하고 춤추게 한다고 명품축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지한 고민도 없이 하루아침에 명품축제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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