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과 지역경제
미국의 금리인상과 지역경제
  • 승인 2015.06.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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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철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기획조사부장
지난 달 25일 옐런 미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 의장은 Providence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향후 미국경제는 1분기 성장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후의 주택시장 붕괴, 재정여력 축소, 해외수요 부진 등의 부정적 영향이 약화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미국경제가 예상대로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연준이 금년 내에 금리인상을 포함한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이어 29일 상무부는 1분기 GDP 성장률 수정치를 잠정치(4월29일, 0.2%)보다 크게 낮은 0.7%로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1분기 GDP 부진이 날씨효과, 항만파업 및 계절조정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2분기에는 경제활동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상대로 미국이 성장세를 지속하여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어떻게 될까?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의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자금이 미국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로 세계 각국으로 풀린 달러화가 미국으로 환류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는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2013년 연준에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거론될 때에도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에서는 자본이 빠르게 유출되며 환율과 시장금리가 급등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여러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유로지역과 일본이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에 따라 매우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입장에서도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수출이 증가할 여지가 있어 미리 비관적만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론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대미달러 원화환율이 인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요즘 원화강세로 환차손을 보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익구조가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다. 다만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이 지적했듯이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지속하는 한 대미달러 원화환율이 크게 인상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사실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편 최근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그 동안의 엔저로 인해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합도가 2010년에 비해 2014년에는 이미 0.079 상승하였다. 따라서 미 달러화 강세로 원화환율이 절하되더라도 일본의 엔화도 같이 절하되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가격경쟁력간에는 큰 변화가 없어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개선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여기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대구경북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합도 변화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계류, 가전제품, 자동차 부품, 철강, 휴대폰 등의 경합도가 크게 상승했는데 이중 가전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대구경북지역의 주력업종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원화와 엔화가 동시에 절하된다면 대구경북지역은 주력업종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지역의 경기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아 구조적으로 외부 충격의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과거 엔화 강세에서는 우리나라(특히 대구경북지역)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반대로 최근과 같은 엔저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생산력은 중국을 포함한 후발 개도국에 미치지 못하고 기술력은 선진국 수준에 요원해 보인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지적하였듯이 우리나라도 제조업 수출위주 경제는 한계에 도달하여 내수중심의 경제로의 정책방향 전환이 불가피할 것을 보인다.

다만 내수중심의 경제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지역기업들은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면서도 미국의 금리인상 등과 같은 국제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변화에 대한 예측 및 대응능력을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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