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우기(雨氣) 속으로
가두어진 나의 하늘
무성한 기억의 저편에
잡풀로 되산대도
속엣말 다 끄집어내 듯
자술서를 써야 한다
불면의 눈물방울
주저앉은 발걸음에
생떼 같은 발돋음이
슬픈 나무로 일어선대도
아득히 저며 온 말씀
강물처럼 쏟아야 한다
▷경북 상주 출생.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1년『시조문학』추천으로 등단.『매일신문』『중앙일보』신춘문예 당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으로「새는 날면서 노래한다」 (1990),「바다집(集)」(1997) 등이 있으며 현재 경북 포항에서 교직 생활과 함께 창작 활동 중.
시인의 초기 시는 자연과 인간을 대상으로 하여 일상적인 삶의 본질과 자연 속에 내재된 사물의 분질을 감각적으로 시화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 중기 시에는 `바다’라는 대상을 통해 현실적 삶의 공간, 혹은 역사적 시편의 공간, 혹은 내면의 이상과 꿈을 안고 있는 공간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람 이병기는 시조개혁론 자유영역이 넒음을 지적한바 있다. 이 시 또한 그런 이론의 한 전형이 아닌가 싶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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