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도 묵인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불리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정계복귀가 임박했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조성된 화합 분위기,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던진 통합의 화두가 이 전 최고위원의 정계복귀를 자연스럽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사실상 정치활동을 시작했으며, 그의 복귀에 반대하던 친박근혜계도 이 전최고의 정계복귀를 받아들이는 움직임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올해 초 미국에서 돌아온 뒤 대학강단 활동에 주력했으나 대학이 방학에 들어간 지난 6월부터 언론인터뷰 등으로 정치적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8일에는 다음주 초로 임박한 총리 및 내각 개편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내 놓기도 했다.
이날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 들른 이 전 최고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차기 내각 구성과 관련해 "국민 전체를 아우르고, 지역통합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 총리를 하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치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나를 안 챙겨줘서 이렇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정치인에겐 나서야 할 시기가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리가 오지 않겠느냐"고 조만간 정계복귀를 위한 구체적 행동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정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의 정계복귀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10년 야당시절에 정권을 되찾기위한 많은 투쟁을 할 때 이 전 최고위원 만큼 당을 위해, 정권 쟁취를 위해 노력한 분도 별로 흔치 않다"면서"문제가 없다면 (당직을) 못 맡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금까지의 반대입장을 철회했다.
이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입장을 공식화하는 창구역학을 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는 박 전 대표의 입장변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같은 분위기 변화는 박 전 대표의 대통령 특사자격 유럽방문, 친박 의원의 입각 전망 등 당 내의 친이친박 화해모드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도 친박 인사들의 공천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친이 친박을 떠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헌,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개혁을 앞두고 여권의 결속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이 전 최고위원의 정계복귀도 이러한 흐름속에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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