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아울렛 입점에 폐업 ‘우후죽순’
대형아울렛 입점에 폐업 ‘우후죽순’
  • 손선우
  • 승인 2015.07.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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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아울렛 포화상태
모다아울렛 등 상설타운 포함 대구 20곳 달해
문화시설 접목한 대기업 아울렛만 안정적 생존
행사·상품군 차이나… 지자체 지원도 역부족
2002년 8월 대구 달서구 호림동에 모다아울렛 대구점이 문을 열었다. 당시 매출 규모로 전국 아울렛 중 두번째로 높았다. 바로 옆에 스트리트형 아울렛으로 지 더숍(G THE SHOP)이 생겨났다. 이듬해는 서구 중리동 ‘도축장’이 이전하면서 1만4천㎡ 면적에 100여개의 매장이 모인 퀸스로드가 들어섰다. 2005년까지 3년간 대구에서 중소형 아울렛 5곳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백화점도 아울렛으로 전환됐다. 1972년 대구 중구 중문동에 문을 연 동아백화점 본점은 2002년 아울렛으로 재단장했다. 지역 대표 백화점이었지만, 외환위기를 겪고 1990년 후반부터 시작된 동성로 북쪽 상권의 쇠퇴와 롯데백화점 개점 등의 영향으로 30년만에 개편하게 됐다. 2010년 8월에는 롯데아울렛 율하점이 문을 열고 이듬해 4월 이시아폴리스점이 개점했다. 현재 대구에 있는 아울렛은 어림잡아 10곳 정도다. 개별 매장이 흩어져 있는 상설타운까지 포함하면 20곳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대구를 아울렛 포화상태로 본다.

하지만 이들 아울렛 매장 중 안정적 생존권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지역 아울렛 다수가 존폐위기에 몰리게 된 이유로는 첫째 대기업 아울렛의 입점이다.

2010년과 2011년 동구에 롯데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신서동에 있는 패션아울렛 더블럭과 이마트 반야월점은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한때 동부지역의 유통거점으로 꼽혔다. 동호지구와 율하 택지개발지구, 수성구 시지, 범물, 지산권 및 경산, 하양, 영천권이 연계되고 신서혁신도시에 인접해 있어서다.

현재 더블럭은 점포 20%가 문을 닫았고 30%가량은 의류 매장이 아닌 학원, 건설사무소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마트의 매출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럭과 이마트 반야월점에서 3.74㎞ 떨어진 롯데아울렛 율하점의 경쟁력은 높다. 백화점 특유의 환경을 아울렛에 접목했고 대형마트와 푸드몰, 영화관이 함께 있다. 쇼핑과 문화, 휴게공간이 어우러진 복합쇼핑몰인 것이다. 아울렛에서 인기가 높은 아웃도어 상품군은 지역 상권 내 단독 매장으로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교통 여건도 뛰어난 편이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율하역과 직결되고 범물, 지산권과 연결되는 범안로와 동대구IC 등이 가깝다.

두번째 이유는 할인행사 규모와 상품군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아울렛은 입고물품의 종류와 양이 많고 판매 회전율이 빨라 수시로 제품이 바뀐다. 반면 중소형 아울렛은 상품군이 다양하지 않고 회전율도 늦다. 또 비인기 브랜드가 입점되는 경우가 많아 쇼핑 집중도도 낮은 편이다.

대형 아울렛에 속하는 모다아울렛과 NC 아울렛(옛 올브랜)은 백화점 못지않은 매장 구성과 서비스로 새로운 개념인 ‘백화점식 아울렛몰’을 지향하고 있다. 1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는 재고 물량이 부족하거나 상품군이 제한적이다. 단기간에 대형 매장을 채우다보니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브랜드들이 섞여 있다. 특히 2005년 북구 종합유통단지 내에 개점한 ‘올브랜’은 운영권이 이랜드로 넘어가 2012년 ‘NC 아울렛 엑스코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지만, 눈에 띄는 매출 상승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도 하향세에 접어든 중소형 아울렛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다. 대구 서구청은 2012년 관광투어코스의 하나로 퀸스로드에 대구관광상품전시판매장을 마련했지만, 1년 만에 영업을 중단했다. 당초 이곳은 섬유스트림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중국 관광객 유치를 겨냥해 인견 등 섬유제품과 고가 화장품 코너 등을 마련했다. 지역의 섬유제품을 홍보하면서 위기를 맞은 퀸스로드에도 활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동반매출 상승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전시판매장을 위탁운영해 온 퀸스로드 운영위원회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서구청에 전달했다. 이후 전시장 공간은 1년 7개월여 동안 문을 열지 않고 있다.

퀸스로드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아울렛은 전문가들이 전략을 짜서 판매에 나선다. 그런데 영세상인들이 대기업에 맞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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