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의이행과 신뢰회복이 먼저다
남북합의이행과 신뢰회복이 먼저다
  • 승인 2015.08.3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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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도발과 대북방송시설인근지역 포격으로 야기된 남북긴장상태가 무력충돌직전인 지난 8월 25일 ‘빠른 시일 내에 남북당국자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열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 해나기로 극적인 합의를 보아 박근혜 정부 출범이래 경색을 면치 못했던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어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고위급접촉에서 북한은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는 대북확성기방송을 ‘중단’키로 했으며 남북이산가족상봉과 남북민간교류확대 등 6개항에 합의했으나 지금까지의 전례로 보아 보다 높은 수준의 교류와 협력으로 발전시켜나가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고 물 넘어 물이며 북이 언제 또 무슨 변덕을 부릴지 몰라 낙관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이번 추석이 끝나는 10월 초순 즈음에 이산가족상봉을 하기위한 실무회담을 9월 7일 판문점에서 갖자는 우리의 제의를 북측이 과거와는 달리 별다른 조건을 달지 않고 하루 만에 수락한 것을 보면 일단 출발이 순조롭기는 하나 가장 큰 난제는 북의 천안함폭침으로 인해 취해진 남의 ‘5·24대북제재조치해제’가 남북관계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한은 남북 간, 또는 북·미간에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도발을 되풀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므로 남북의 획기적인 관계개선까지는 성과내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6개항을 한 단계, 한 단계씩 이행해 나간다면 북측이 바라는 5·24조치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이번에도 합의, 파기, 도발의 악순환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많은 것은 북한이 1994년10월 제네바 북·미 회담에서 핵개발프로그램의 동결과 관련시설해체를 합의해놓고도 2002년10월 국제사회에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을 전격공개하고 연이어 핵동결해제를 선언한바가 있어 북한은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또한 2005년2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공식선포하자 긴급히 소집된 6자회담에서 이른바 ‘9·19공동성명’이 채택되어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에 복귀’하기로 해놓고 그해 10월 북한의 첫 번째 핵실험을 강행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2012년 ‘북·미 2·29합의’에서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발사중단을 약속했으나

그해 4월과 12월 두 차래의 장거리로켓을 발사했고 이듬해 2월에는 3차 핵실험까지 했다. 이와 같은 북·미간의 군사적인 도발이나 합의의 파기 외에도 상호무력사용을 자제하자는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는 휴지조각이 된지 오래고 북한은 두 차례의 연평해전과 천안함폭침, 연평도포격 등의 도발을 일삼으면서도 모두 남한의 조작극이라고 우겨대고 있다.

남북협력분야에서도 북한은 1998년부터 시작된 금강산관광사업과 관련하여 현대아산에 건물, 시설 등에 대한 개발권을 50년간 보장하겠다고 했으나 2008년 7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남한관광객이 사망하면서 금강산관광은 중단되고 북한은 금강산에 있는 우리 측의 재산을 몰수했으며 이로 인해 현대아산은 약 1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가동중단과 재가동과정에서 우리 측과 합의한 통행, 통신, 통관의 소위 3통 문제해결에 대해 북은 ‘선 5·24제재조치의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이어질 고위급회담에서도 북측의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그들의 통치자금 조달창구가 될 수 있는 ‘5·24조치해제와 금강산관광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번사태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정부와 군에 대한 믿음과 현역군인들의 전역연기충정, SNS를 달군 신 안보세대들의 애국심을 일사분란 한 통일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며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4대개혁과 경제도약, 자주외교를 완성시켜 우리사회에 만연한 빈부갈등과 지역갈등, 이념갈등을 해소하고 대북협상력을 키워 남북합의의 이행과 신뢰회복을 담보하여 통일의 밑거름이 되도록 국력을 집중시켜야 통일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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