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눈으로 본 자인 ‘8년의 습작’
작가의 눈으로 본 자인 ‘8년의 습작’
  • 황인옥
  • 승인 2015.09.1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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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규 ‘자인 2012~2015’展

관념 배제한 감각적 작품들 볼만

13일까지 봉산문화회관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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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규 작.
경상북도 경산시 면 소재지 중의 한 곳인 자인면. 작가 최성규는 이곳에서 8년을 살며 작업을 했다. 그의 작업실은 공장과 재래시장, 농업지역의 경계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집들은 초라하고 시외버스정류장은 지저분했다. 작업실 근처에는 버려진 개들의 무리가 일상적으로 보이고, 개들은 다리를 절거나 피부병에 시달렸다. 산에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한 산짐승들이 들판으로 내려오고 개들은 미친 듯이 산짐승을 쫒곤 했다.

봉산문화회관 제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최성규의 전시 ‘자인 2012~2015’는 ‘자인’이라는 장소에 대한 감각의 표현이다. 대한민국의 한 소읍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실을 둘러싼 작은 사건들에 대한 감각의 결과물이다.

지난 9일 전시장에서 만난 최성규는 “내가 본 동네의 풍경들을 다른 방법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며 “땅에서 한 발짝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주위를 바라보고 그것을 감각이라는 스펙트럼을 통과시켜 회화로 드러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는 합판과 캔버스 작품이 동시에 소개되고 있다. 그는 최근 합판에서 캔버스 작업으로 귀환하고 있다. 그의 재료적 변화는 내적 변화와 관계된다. 이전 작업들이 내면의 분출하는 관념적인 요소들을 거칠게 쏟아냈다면, 캔버스 작업에서는 관념은 배제하고 감각에 집중하고 있다. 머리에서 감각으로 변화 중인 것. 이는 보다 근원으로의 회귀다.

“나는 조금은 슬프고 허무할지라도 뻑뻑하거나 먹먹한 막이 쳐진 풍경과 슬픈 유머와 뜻하지 않은 의미 없는 것들 간의 만남을 시도했습니다. 이것은 땅에 발 딛지 못하는 ‘부유하는 허무’입니다. 그 허무는 ‘슬프기’도, ‘아름답기’도, ‘추하기’도 아닌 ‘자인’의 어떤 감각입니다.” 전시는 13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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